한은 “금리 인하기, 중장기 금융취약성 점차 증대 가능”

입력 2024-12-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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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4일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과거 금리 인하기, 민간신용 누증 등으로 금융시스템 불균형 확대”
“중장기 금융안정 잠재리스크 방지 위해 정책당국 간 공조 지속해야”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기에 금융취약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 금융여건을 완화하고 실물경기의 하방 압력을 축소함으로써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이나, 이 과정에서 중장기 금융취약성은 점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과거 금리 인하기에 시차를 두고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짚었다. FVI의 상승은 금융불균형 누증, 금융기관 복원력 약화 등으로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심화돼 대내외 충격 발생 시 금융·경제에 초래될 부정적 영향의 크기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금리 인하기는 크게 두 차례로 1차는 2012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2차는 2019년 3분기부터 2021년 2분기까지였다. 한은은 2차 금리 인하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1차 금리 인하기를 중심으로 점검했다. FVI는 1차 금리 인하기에 16.6(2012년 3분기)에서 27.2(2017년 3분기)로 상승했다. 2018년 1분기(32.2)와 2분기(31.1)에는 30을 웃돌기도 했다.

한은은 “과거 금리 인하기에는 대체로 위험추구 성향 등과 함께 차입 유인이 증가하여 민간신용 누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으로 금융시스템의 불균형 정도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 유지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리 인하기에 차입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계대출, 기업대출은 증가했다. 한은은 “과거 금리 인하기를 보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돼 주택거래대금 규모가 증가했다”며 “기업대출의 경우 금리 하락기에 부동산업 등 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문에 대한 대출집중도가 높아지는 등 자원배분의 비효율이 심화됐다”고 짚었다. 1차 금리 인하기에 수도권의 주택거래총액은 12조 원(2012년 9월)에서 35조1000억 원(2017년 9월)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기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가 예상되나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가 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는 4분기에 걸쳐 가계대출의 증가율을 약 1.0%포인트 내외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주택담보대출은 4분기에 최대 2.4%포인트 정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규제 강화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하기에는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조성돼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 강화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강화가 해외 주식투자 확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증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해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 변화와 그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는 경제주체의 자금조달 여건, 채무상환능력 및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등을 개선하여 금융불안 요인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위험선호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및 금융불균형 확대 등 중장기적 금융안정 취약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익추구 행태는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비은행 금융중개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내 레버리지를 확대하고 상호연계성을 높여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며 “비전통 금융상품 등의 리스크 조기 식별 등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 금융안정의 잠재리스크 방지를 위해 정책당국 간 공조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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