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주군에 제안서 제출…대우건설의 씁쓸한 '이별선물'
국내 골프장사업은 골프인구 증가 등으로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골프장 수 급증에 따른 그린피 인하 경쟁으로 수익성은 매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이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골프장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22일 여주군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리조트는 최근 골프장 건설 등의 내용을 담은 사업 제안서를 여주군에 제출했다.
금호리조트는 여주군 북내면 중암리 일대에 101만㎡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여주군은 8월말까지 금호리조트의 제안서를 검토한 뒤 제안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주군 관계자는 "현재 골프장 건설 인허가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측에서 제안서만 제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치단체로 부터 골프장사업 인허가를 받기 위해 여주군에서 생산되는 쌀 수백톤을 그룹 계열사가 매입해 사용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리조트가 추진중인 골프장 건설사업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이 금호아시나그룹에 인수되기 이전 추진하던 사업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후 사업 주체를 금호리조트로 이전시켜 추진해 왔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건설자재 임대업 및 모빌시공을 하던 자회사 '지오시티에스'를 통해 여주군 지오골프장(가칭) 사업을 위한 토지를 404억원에 매입한 후, 은행권으로 부터 대출금 9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었다.
대우건설은 당초 2008년 착공해 2010년 9월 완공할 예정이었으며 27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지오시티에스를 금호리조트에 흡수합병시킴으로써 골프장 건설 시행 주체를 바꿨다.
게다가 대우건설이 매각되는 만큼 골프장 시공을 계획했던 대우건설이 아닌 다른 건설사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측은 "내년 10월 부터 골프장 건설이 시작될 예정으로 이미 계약된 사업이기 때문에 시공사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장의 경우 운영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회원권 판매 등으로 사전에 현금을 바로 마련할 수 있어 유동성 자금을 해소하기 위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대우건설이 사전에 계획한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씁쓸한 이별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