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 찻잔을 기증했다.
6일(현지 시각) 한강은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찻잔과 메모를 함께 전달했다.
한강이 기증한 찻잔은 잔잔한 옥색 빛이 감돌고 정갈한 느낌을 풍겼다. 한강은 해당 찻잔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며 사용했다. 이는 함께 전달한 메모에 담겼다.
한강은 해당 메모를 통해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3가지의 루틴을 전했다.
첫 번째로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두 번째로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 번 이상 걷기’, 세 번째로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 잔씩만 마시기’였다.
이와 함께 한강은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 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강은 같은 날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창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저의 루틴을 보여주는, 저에게 아주 소중한 것을 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라며 “찻잔이 뭔가 계속해서 저를 책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주문 같은 것”이라고 전달한 찻잔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로 작가 활동 31년째라는 한강은 소설을 쓰는 것보다 쓰기 위해 고민하고, 써지지 않아 덮어 놓았던 시간이 더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해당 찻잔에 대해 “가장 열심히 했던 때의 사물”이라고 전했다.
이 찻잔은 노벨상박물관에 영구 전시된다. 찻잔과 이에 담긴 사연은 박물관 측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