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이후 시작된 상승 랠리…50% 이상 ↑
저항선 돌파ㆍ기관 수요 증가…추가 상승 가능성
“도미넌스 급변 없으면 내년 2분기까지 랠리 가능”
‘트럼프 랠리’가 비트코인을 사상 첫 10만 달러로 이끌며,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5년 2분까지 알트코인과 비트코인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6분께 10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후 1시 30분 기준 10만259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비트코인이 탄생한 2009년 1월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는 지난달 초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되며 시작된 ‘트럼프 랠리’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대표적 반 가상자산 인사인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해임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후 겐슬러 위원장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사임할 의사를 밝히면서 해당 공약은 현실화한 상황이다.
이날 상승 역시 겐슬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친 가상자산 인사로 알려진 폴 앳킨스가 지명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새벽 2시께 9만4000달러 선을 오르내리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폴 앳킨스를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한다는 소식을 알린 이날 새벽 2시 47분부터 상승을 시작해 새벽 6시께 9만9000달러를 재돌파했다.
트럼프 당선 외에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제도권 편입으로 인해 증가한 기관 수요도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를 이끌었다. 올해 초 4만 달러를 오르내리던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이후 약 2달 만에 7만 달러를 돌파하며 당시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은 최근 6거래일 동안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블랙록의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IBIT)는 4일(현지시간)에만 5억7000만 달러가 넘는 자금이 들어오며 출시 228일 만에 운용자산 500억 달러를 넘겼다. 이에 대해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분석가는 자신의 X(구 트위터)에 “IBIT은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ETF 중에 가장 빠르게 운용자산 500억 달러에 도달한 ETF로, 이는 2위보다 5배 빠른 기록”이라고 밝혔다.
최근 조정을 겪던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자신의 X에 “비트코인을 판매하지 말라”면서 “이날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가장 큰 심리적 저항선 중 하나를 돌파해 가격 발견 단계에 들어섰다”고 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 상승장을 지나 알트코인 상승장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내 점유율)가 지난달 21일 60.1%에서 최근 54%대까지 하락했고, 이와 함께 ‘코인마켓캡 알트코인 시즌지수(알트 시즌지수)’도 꾸준히 상승해 이날 87포인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알트 시즌지수는 상위 100개 알트코인 중 90일간 비트코인의 상승률을 능가한 코인의 개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75가 넘으면 알트시즌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비트코인의 상승이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온체인 분석가 크립토 댄은 “현재시장은 알트코인 시즌의 시작 부분으로 예상 할 수 있다”면서도 “알트코인 시즌이 시작되었더라도 현물 ETF 및 미국과 해외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비트코인과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신하기 이른 시점이나, 만약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급락하면서 알트코인 상승이 본격화할 경우 내년 1분기 내에 이번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고 하락장이 시작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비트코인 도미넌스에 큰 변화 없이 시장 전체가 상승할 경우, 내년 2분기까지도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