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 100m 결선서 7위…경기 후 연맹 '폭로' 이어져 [파리패럴림픽]

입력 2024-09-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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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재(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 육상의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결선에서 7위를 기록한 이후 인터뷰에서 연맹에 대해 폭로했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5에 결승선을 통과해 7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13초39를 기록한 중국의 스이팅에게 돌아갔다.

2003년 26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로 육상에 데뷔한 전민재는 '2008 베이징패럴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5회 연속으로 출전한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2 런던패럴림픽'에서 100m·200m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서 200m 은메달을 따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이어갔다. 신장이 149cm로 작은 전민재에게 팬들은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번 대회 결선에서 전민재는 나이가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선수들과 경쟁했다. 전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평균 나이는 26세로, 전민재가 육상에 데뷔한 나이와 같다. 신체 능력이 중요한 육상 경기에서 이 정도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선에서 경쟁했다는 것만으로도 전민재는 박수받아 마땅한 경기를 펼쳤다.

▲장애인 육상 전민재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을 마친 뒤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리 준비한 소감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민재는 5살이던 1982년 뇌염을 앓은 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단어를 발음하는 게 어려워 항상 소감문을 미리 준비해오는 전민재는 취재진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빼곡히 적은 편지로 충격적인 내용을 전했다.

전민재는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해서 생활 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인데, 육상연맹 임원 중 한 명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며 "연맹(임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 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내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나로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어머니가 생활 보조로 들어와 내 옆에서 손발이 돼줬는데, 어머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오로지 극구 반대한 임원의 권한으로 어머니가 생활 보조로 들어올 수 없었다"며 "연맹 측에서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 보조가 없어서 불참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장성준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가 많다 보니 예산 문제가 있었다"며 "우리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도왔지만, 어떤 도움도 가족만큼 편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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