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독립 침실 등 주거 트렌드 반영한 '신평면' 잇단 출시…브랜드 경쟁력 강화 박차
건설업계가 입주민이 원하는 방식대로 아파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평면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생활방식 다변화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것과 동시에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유연하게 변형되는 공간이라는 뜻의 '플렉시폼(FLEXI-FORM)'을 컨셉으로 한 새로운 평면 20종을 공개했다. 새로운 평면은 향후 분양할 '더샵'과 '오티에르' 단지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플렉시폼은 인구구조·생활 패턴 변화 등을 반영해 거주자 맞춤형 공간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 4인 가족 중심의 평면 구조에서 벗어나 2인 가족, 3~4인 가족부터 비혼·딩크(자녀 없는 부부)·액티브 시니어(활동적인 고령) 등 다각화된 가족 형태를 반영한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분리 가능한 평면을 제시한 것이다.
일례로 혼인한 부부가 생활 패턴 등의 이유로 각방을 써야 한다면 2개의 안방과 2개의 마스터룸 등으로 공간을 분리해 부부 각자를 위한 침실과 취미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부 응답자의 53%가 분리 수면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또 46%는 이미 분리 수면 중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포스코이앤씨는 판상형(59㎡ 1, 84㎡ 2, 130㎡ 1)과 타워형(59㎡ 1, 84㎡ 1, 130㎡ 2) 총 8개 주택형에 9가지 특화 요소로 다양한 조합을 구현해 20개 라이프스타일 플랜을 신(新)평면으로 개발했다. 특히 공간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둥을 외각으로 배치해 평면 내 내력벽을 최소화 했다.
삼성물산도 업계 최초로 가변평 평면을 도입하고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차세대 주거 모델 '넥스트 홈'을 출시하고, 주거 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바꿀 수 있는 평면인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In-Fill) 시스템, 퍼니처 월(Furniture wall) 등을 제시했다. 이 중 넥스트 라멘 구조는 개발을 마친 상태로 실제 적용을 위해 테스트 단계 진행과 '주거성능연구소'에 구현 시설 축조를 진행 중이다.
넥스트 라멘구조는 기존 벽식구조와 달리 주거 공간 내 벽이 없는 ‘무주 구조(無柱)’로, 조립형 모듈 방식인 인필 시스템과 결합해 내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퍼니처 월은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이 돼 설치와 이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신평면 출시 행보를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을 두는 것으로 풀이했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신평면 출시는 정비사업 및 분양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실제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은 넥스트 홈 출시를 기점으로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던 도시정비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수주시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현재 △신반포15차 재건축(래미안 원펜타스)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래미안 원마제스티) △잠실진주 재건축(잠실래미안아이파크)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래미안 포레스티지) 등에 넥스트 홈 관련 설계를 적용 및 제안한 상태다.
가변평 평면이 적용될 경우 기존 벽식 구조 보다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시장 지배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관계자는 "가변형 평면이 적용된 신축 단지는 향후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며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리모델링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선제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