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기업 공장폐쇄 잇따라...'M&A 호기' 분석도
세계적으로 한계 공장 폐쇄,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 구조 재정비 등 석유화학업계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이슈는 중동, 중국 등의 신·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에 따른 제품의 공급과잉이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체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급감해 '공급과잉' 문제는 우리나라 석유화헉업계도 예외일 수 없는 문제가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다우케미칼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내 루이지애나 지역의 에칠렌 및 유도품 생산설비를 폐쇄,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산 41만t의 에틸렌, 38만5000t의 EO, 33만t의 MEG, 59만t의 VCM, 97만t의 EDC 등의 생산설비를 폐쇄한다. 다우케미칼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사실상 미국 걸프만 일대의 에틸렌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다우케미칼은 이외에도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텍사스 지역 SM(연산 65만t)과 LDPE(연산 30만t) 설비 폐쇄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의 JPS는 지난 4월 연산 162만t의 PS공장을 폐쇄한 바 있으며 미쓰비시사는 오는 2011년 연산 400만t의 VCM, 220만t의 PVC 공장을 잇따라 폐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정밀화학 전문기업 악조노벨도 사업성격이 다른 파키스탄PTA를 케이피케미칼에 매각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금융위기 이후 수익성 악화에 따른 한계설비들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다수 발생, 석유화학기업들이 폐쇄를 잇따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공장 폐쇄 도미노 현상은 국내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4월 170만t의 PS공장을 무기한 가동중단을 결정하는 등 사실상 공장을 폐쇄했다.
또한 올해 초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가 합병하고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컬럼비안케미칼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유화업계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우리나라도 이미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면서 석유화학업체들도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구조조정 문제를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석유화학업계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호기라는 지적이다.
유기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산업이 업황사이클상 저점으로 가는 지점이며 2013~2014년이면 다시 호황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M&A로 몸집을 불리면 나중에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미와 유럽 위주의 공장 폐쇄가 지속되면서 일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계설비 공장의 폐쇄 결정으로 중국 및 중동의 신증성 물량에 따른 공급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국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이후 세계적으로 수요가 조금씩 회복될 경우 최근 잇따른 공장폐쇄는 석유화학 수급개선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LG화학,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의 국내 업체들이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