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원ㆍ달러 환율은 무역흑자 및 외환보유고 증가에 힘입은 하락 모멘텀 지속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틀간 급락세를 연출한 데 따른 급락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약보합권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80원 오른 1269.50원에 거래를 종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을 본격 반영하며 모처럼 하반기 첫 거래일을 산뜻하게 출발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재차 살아난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모멘텀은 여전했다.
지식경제부의 전날 무역흑자 사상 최대 폭 증가 소식과 이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넉달째 증가 발표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그러나 서울 외환시장은 환율의 하락 모멘텀보다 외환시장 수급 여건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환율 방향성은 대체로 아래로 향하는 분위기였지만 지난 이틀간 하락 속도가 빨랐던 것에 대한 부담과 이 과정에서 달러화 저가 매수 심리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개장전 역외 선물환 하락 소식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며 하락 개장한 원ㆍ달러 환율은 장초반 1250원대 후반까지 밀려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후 역외 달러화 매수 전환과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여 나갔고 은행권 참가자들도 숏커버에 가세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 안착 이후 추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채 프로그램 차익 매물 앞에 조정세를 연출한 점도 환율 낙폭 축소에 일조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후들어서도 지속됐고 빠르게 낙폭을 줄여가던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상승 반전한 이후 1270원선까지 위협했다.
결국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이틀간 급격히 이뤄졌던 하락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외 달러화 매수 전환 및 결제 수요 가세 영향으로 사흘 만에 소폭 오른 채 거래를 끝마쳤다.
시중은행권의 한 외환 딜러는 "서울환시는 이날 모멘텀보다 수급에 반응하는 장세를 연출했다"며 "주식시장 역시 대체로 거래량이 부진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보합권을 맴돌았던 점 또한 환율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이날 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부진한 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오며 투신권의 헤지성 달러 매수 거래도 일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