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KBO) 사상 첫 꼴찌팀 외인 다승왕이 나올까.
그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유력한 후보는 17일 kt 위즈 전에 등판을 앞둔 에마누엘 데 헤이수스다. 헤이수스는 전반기 17경기에서 97과 3분의 1이닝 동안 10승 4패 평균자책점 3.14를 마크한 유력한 다승왕 후보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1위인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이 7승에 그쳤고, 승운이 따랐던 디트릭 엔스(LG 트윈스)도 주춤하는 사이 치고 나갔다.
키움은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헤이수스의 활약은 빛이 난다. 꼴찌 팀 선발 투수들은 상위권 팀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승수를 쌓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헤이수스는 등판 때마다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퀄리티스타트는 10차례 해냈다. 리그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헤이수스가 다승왕에 오른다면, KBO 역대 두 번째 꼴찌 팀 다승왕이 된다. 최초 기록은 손민한으로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01년 15승을 거두며 신윤호(LG)와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던 헤이수스는 올해 한국 무대를 밟았다. 2014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적은 없었다. 2019년 상위 싱글A에서 9승을 거둔 게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외인 영입의 대가인 히어로즈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키움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브랜든 나이트, 밴 헤켄, 에릭 요키시 등 굵직한 투수들을 뽑았다. 그런 가운데 구단은 헤이수스에게 앤디 밴 헤켄(2014년 20승), 에릭 요키시(2021년 16승) 이후 왼손 투수 다승왕 계보를 이어가길 바란다. 리그 전체로 봐도 이전까지 외국인 투수로는 첫 외인 다승왕 도전이면서, 달성 시에는 23년 만에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헤이수스와 히어로즈 원투펀치를 이루는 후라도 8승으로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다.
반면 전날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간 kt는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선다.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1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12승 0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승률왕과 함께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쿠에바스는 올 시즌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17일 오전까지 18경기에서 106과 3분의 1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4.32로 공교롭게 지난해와 같은 경기를 치렀음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아무래도 변화구다.
KBO에서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는 투심 패스트볼이 구종가치가 급감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쿠에바스의 투심 구종 가치는 -4.3이다. 데뷔 3년 동안 평균 4에 달했으나 지난해부터 음수로 전환됐고, 올해 큰 하락을 겪었다. 또한 커브(1.3)와 체인지업(-0.4) 등 세 번째 구종의 구속 가치가 지난해만 못하다. 주력 변화구인 슬라이더는 평균 구속이 120대 후반으로 낮아졌음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나머지 결정구의 힘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도 타자들이 슬라이더가 아닌 다른 변화구에 속지 않아 매번 어려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kt가 최근 10경기에서 7승 1무 2패로 호성적을 거두면서 치고 올라갈 채비를 끝낸 만큼, 에이스의 부활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는 '김경문 더비'를 치른다. NC는 카스타노를 내보내며 한화는 바리아로 맞선다. LG는 SSG 랜더스를 상대로 최근 나아지고 있는 엔스를 내보낸다. SSG는 에이스 김광현이 부진 탈출에 시동을 건다.
한편 KIA와 삼성 라이온즈는 가장 믿을 만한 카드인 양현종과 레예스를 마운드에 올린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는 각각 최준호과 윌커슨를 선발로 예고했다.
△7월 17일 프로야구 경기 일정
- kt vs 키움 (고척·18시 30분)
- SSG vs LG (잠실·18시 30분)
- 삼성 vs KIA (광주·18시 30분)
- 두산 vs 롯데 (울산·18시 30분)
- 한화 vs NC (창원·18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