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됐던 수주전이 돌아왔다"…용산·한남·미아서 대형건설사 불꽃 경쟁

입력 2024-06-23 17:0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으로 한동안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자취를 감췄던 수주전이 하반기 서울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용산구와 강북구 일대 정비사업지에서 시공권 확보를 위한 수주전이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 재개발 사업에선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출사표를 던졌다. 양 사는 이달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란히 응찰했다. 이 사업은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 사이에 위치한 1만7658.8㎡ 부지를 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 등으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약 7000억 원이다.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이 위치한 용산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본사가 위치한 '텃밭'으로 평가된다. 시공권 사수가 곧 자존심으로 직결되는 상황으로, 조합 관계자들과 조합원을 적극적으로 만나며 민심을 다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도시정비팀 용산 사업소가 남영동 업무지구 구역 내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조합원들과 밀도 있는 접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네덜란드 설계사와 협업해 전 가구 용산공원 조망이 가능한 프라이빗 테라스와 세대 별 평면 특화 설계, 아파트 3개 동을 스카이브릿지로 연결해 남산과 용산공원을 영구 조망할 수 있는 뷰를 구현할 예정이다.

용산구의 또 다른 격전지는 한남4구역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홍보에 나서며 입찰을 저울질 하고 있다. 이들은 조합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찰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1조7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이들 3사의 올해 전적이 얽히고설켰다는 점에서 수주전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1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에서 대결, 포스코이앤씨가 승기를 잡았다. 이어 3월에는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에서 경쟁해 현대건설이 시공권의 주인이 됐다.

강북구로 넘어오면 미아2재정비촉진구역(미아촉진2구역)에서도 수주전이 예열 중이다. 미아촉진2구역은 미아동 일대 17만9566㎡를 최고 34층, 총 3519가구 규모로 재개발 하는 사업이다. 미아재정비촉진구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커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장에선 롯데건설과 GS건설이 입찰을 염두하고 활발하게 홍보를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일대 시세를 견인 중인 '롯데캐슬 클라시아'를 시공한 이력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며 최적의 사업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GS건설도 미아2구역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입찰 검토 중인 주력 사업지 중 하나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동안 사라졌던 도시정비사업에 수주전에 나타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속단은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여전히 금리가 높고 특정지역에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시장 상승을 점치기는 이르다”면서 “수주전이 예상되는 지역들은 워낙 알짜 지역으로 사업성이 좋기 때문에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