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 보유지분 감소 불구 지배력 '탄탄'
-금융기관 자율협약 체결 후 '환경' 산업으로 재도약
웅진그룹은 그동안 1990년대 음료회사인 웅진식품, 2000년대 들어서는 생활가전사인 웅진코웨이 등 새로운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또한 극동건설과 (주)새한(현 웅진케미칼) 등 굵직한 기업 인수에도 성공해 창업 당시 1000만원도 되지 않던 그룹매출이 지난해에는 4조6000억원을 넘어 어엿한 중견그룹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무리한 '세 불리기'로 지난 4월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평가를 통해 부정적 점수를 받으면서 약정체결이냐 자율협약이냐를 놓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낮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한 신규자금 확보가 탄력을 받으면서 채권단의 분위기를 바꿔 자율협약으로 한 숨 돌렸다.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절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윤석금 회장은 향후 그룹의 미래를 '환경'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룹 위상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웅진에너지가 '잉곳'이라는 태양전지 소재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고, 태양전지 소재 회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은 5000억원을 투자, 경북 상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용 폐수 처리 사업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웅진케미칼(정수 필터 생산업체)과 기존의 웅진코웨이(폐수 재활용 시설 운영 담당)가 최근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수주에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지주사 통합경영으로 조직 개편
웅진그룹은 지난 1일부로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기능과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웅진그룹은 전문화된 경영 지원 서비스 제공과 투명하고 효율적인 회계, 인사 업무를 위해 전 계열사의 재무, 인사조직을 웅진홀딩스의 신설 경영지원실로 통합했다.
기존 각 사의 재무 기능은 결산, 지급, 외부감사, 세무 등의 업무가 통합되며, 자금 계획과 조달 업무는 계열사에 남는다.
인사 기능도 계열사의 급여, 4대 보험관리, 복리후생 등 인사지원 업무를 통합하고, 인사기획, 노무, 총무 등 각 사의 조직운영 및 인력관리를 위한 업무는 계열사에 남겨두기로 했다.
이같은 조직개편은 웅진코웨이,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극동건설, 웅진식품, 북센, 웅진쿠첸 등 7개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향후 나머지 계열사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실시한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웅진그룹도 재무부문의 문제점이 발견됨에 따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2010년 그룹 창립 30주년과 올해 매출 5조원 달성, 지주회사체제의 공고화 등 그룹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웅진그룹의 지배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지분의 75.41%를 윤석금 회장이 보유, 그룹 경영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웅진홀딩스는 웅진씽크빅(32.4%), 웅진코웨이(32.74%), 웅진식품(47.92%), 극동건설(63.5%)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인 상황이며,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의 최대지분 보유를 통해 그룹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 보유 지분 외에도 렉스필드컨트리클럽(80.43%), 웅진케미칼(8.62%)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1인 지배체제 구축을 완성한 상태이다.
또한 최근에는 윤 회장의 자녀들도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최근 웅진해피올을 합병하고 해피올의 자회사인 웅진홈케어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그동안 웅진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윤석금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것.
해피올 주식 18.53%를 가지고 있던 형덕 군이 웅진홀딩스 주식 125만973주(2.19%)를, 해피올 주식 14.86%를 가지고 있던 새봄 양이 웅진홀딩스 주식 100만3315주(1.76%)를 보유하게 됐다.
◆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환경관련 산업에 집중
웅진그룹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윤 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환경'관련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계열사인 웅진해피올의 CS닥터사업 부문을 웅진코웨이에 양도하고,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웅진해피올을 합병했다.
또한 웅진쿠첸의 밥솥사업부를 매각하고 남은 웅진쿠첸의 비데사업부는 웅진코웨이가 흡수합병하는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수기 사업도 최근 LG전자의 시장 진출로 인해 경쟁관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
또한 일찌감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 중인 '환경' 관련 사업도 대기업들의 잇딴 사업참여 등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이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폐수처리 사업을 미래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것.
태양광 발전의 경우 이에 필요한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과 잉곳을 웅진폴리실리콘과 웅진에너지 두 회사가 맡아 생산 중이다.
특히 5000억원이 투자되는 웅진폴리실리콘은 상주 공장은 완공시기인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