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2년 만 최대치...주춤 증시에 타이밍 노리나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투자자예탁금이 60조 원에 육박하면서 약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친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2700선에서 움직여 2800선을 넘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9조6299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6월 2일(61조6321억 원)이후 약 2년 만이다. 2일엔 2조 원가량 줄어든 57조4226억 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여전히 연초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잔액(2일 기준)도 19조5327억 원으로 올해 1월 2일(17조5371억 원) 이후 3개월 만에 2조 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발 반도체 훈풍이 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크게 오르며 코스피를 빠르게 들어 올렸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월 투자자예탁금은 49조 원까지 떨어진 바 있으나, 발표 이후 그 수치가 점차 증가해 이달부턴 2022년 수준인 59조 원대까지 올라온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분기 실적시즌이 4월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며 이달 중 2800선 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라며 “4월 코스피의 범위는 2640~2840선”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증시가 주춤하다는 점은 변수다.

외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토론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그저 출렁거림 그 이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들 때까지는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수 대응보다는 업종별 순환매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가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코스피는 여전히 2750선으로, 저PBR주들이 약세 반전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지수 대응보다 단기 가격메리트에 근거한 업종별 순환매 대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