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14거래일 동안 순매수세를 이어 갔다.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장중 5% 이상 급락한 KB금융을 사흘째 연속 순매수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거래소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804억원을 매수하고 8558억원을 매도, 124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14거래일 연속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4월의 기록과 타이로 5년만에 최장기간 연속 순매수 행진을 재연한 것이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336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537억원 어치를 팔아 하루만에 순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 추진설에 크게 떨어졌던 KB금융(487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그 외에 SK텔레콤과 POSCO(396억원), 현대차(286억원), LG디스플레이(199억원), 신세계(189억원), KT&G(167억원), 신한지주(139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최근 고점인 15만원대에 올랐던 LG화학(422억원)을 사흘째 팔았고 하나금융지주(156억원), KT(130억원), S-Oil(118억원), NHN(112억원), 우리투자증권(110억원), 삼성화재(95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CJ오쇼핑(64억원)을 비롯해 이날 신규상장한 조이맥스(38억원), 메가스터디(28억원), 하이쎌(16억원) 등을 팔고 키움증권(30억원), 마이스코(19억원), 테라리소스(16억원), GS홈쇼핑(13억원) 등을 사들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장중 외국인들의 눈치보기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외국인들이 지금 속도조절을 하면서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즉, 이전과 달리 환율과 지수에 대한 메리트가 낮아진 상태에서 공격적인 매수세에 나서면 가격을 올려서 사야하니 부담이 되는 상황으로, 매수를 하기는 하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매도하는 물량을 받아 비중을 늘릴 것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전일과 오늘 상황을 봐도 기관의 매도 물량을 전부 다 소화하고 있다"며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현 상황이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맞지만, 향후 어떤 모멘텀이 나오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 강도 여부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