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입금시점 달라 이자 발생 등 문제 소지 있다"
금융당국이 저축성·투자성 보험상품을 신용카드 결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그동안 장기납 보험료의 카드결제가 부담스럽다는 보험업계의 주장이 반영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4월20일 신용카드 결제대상을 금전채무의 상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 사행성게임물 등을 제외한 모두에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다.
당초 금융위 중소서민금융과에서 정부입법안으로 진행했으나 여전법의 조속한 개정을 위해 의원입법 방식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저축성·투자성 금융상품을 신용카드 결제대상에서 제외하되, 신용공여 기능이 없는 직불카드와 선불카드의 결제대상에는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동차보험 등 단기성 보험 상품은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예 법적으로 저축성 보험에 대한 카드 결제를 차단하는 셈이다. 현재 1년 단위로 납입하는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고 생명보험 등은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 납입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카드 결제 비율이 거의 낮은 실정이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보험료를 일괄적으로 카드 결제할 경우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저축성 보험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보험사로 현금이 입금되는 시점까지 발생하는 이자 처리로 기존 현금 등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문제가 발생할수 있다는 것이다.
또 카드 납부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을 보험사가 추가 부담해야 할 경우 보험사들의 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수금비에서 책정한 카드결제 수수료율보다 카드사가 책정한 수수료율이 더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계속되자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한국금융연구원 정찬우 박사에게 '신용카드업 제도 개선'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정찬우 박사는 한국금융연구원 주관의 공청회에서 "신용카드로 금융상품을 구매한 후 이를 해지해 현금으로 득하는 소위 '카드깡' 등이 우려된다"며 "저축성·투자성 금융상품의 신용카드 결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저축성 보험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예정이율 등 부리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아마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에 저축성·투자성 보험상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이라는 방침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대답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예적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지 않는 만큼 상식선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이 정해질 것"이라며 "일단 국회에 통과되고 난뒤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신협회도 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은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카드업계는 카드 결제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길 원한다"며 "여전법 개정안이 6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만큼 결과가 나온 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