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 은행 예금금리 하락 영향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대출금리가 17일부터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COFIXㆍ코픽스)가 6월보다 0.01%p 하락하면서다. 그간 오르던 은행 예금금리가 지난달 소폭 내림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9%로, 전월(3.70%)보다 0.01%포인트(p) 내려갔다. 앞서 5월 기준 신규 코픽스가 상승 전환하고 6월까지 두 달 연속 상승한 이후 소폭 하락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보합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코픽스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이 자금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코픽스가 내려가면 은행이 자금 확보에 들이는 비용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등 코픽스 변동분을 직접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은행들은 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발표된 코픽스 금리를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3~5.73%에서 연 4.32~5.72%로 코픽스 하락폭(0.01%p)만큼 내릴 예정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4.00~5.40%에서 3.99~5.39%로 낮아진다. 우리은행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47~5.67%에서 4.46~5.66%, 농협은행은 연 4.05~5.86%에서 연 4.07~5.88%로 각각 낮아진다.
코픽스가 소폭 하락세를 보인 건 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금리는 3.50~3.85%로, 지난달 연 3.50~3.90% 보다 상단이 0.05%p 하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에서 70~80%에 달하는 예금금리가 소폭 내렸다"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규제 단계적 정상화에 대응하던 은행들의 조달 경쟁이 완화된 영향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소폭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기준금리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대출금리의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이번 0.01%p 하락은 '숨 고르는 단계'라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코픽스 하락은) 사실상 보합수준이고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이달 14일 기준 3.774%로, 5월 초(3.575%)와 비교하면 0.199%p 올랐다.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 평균 역시 이달 14일 기준 4.354%로, 5월 초(3.961%)대비 0.393%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