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헤리티지 바탕으로 새로움 입은 토요타 ‘크라운’

입력 202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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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형태로 변화
스포티한 외관, 군더더기 없는 실내 디자인
‘하이브리드’ 정수 보여주는 안정적 주행

▲토요타가 지난 5일 출시한 '크라운 크로스오버' (이민재 기자 2mj@)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이 16세대로 돌아왔다. 도전과 혁신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크라운은 16세대에 접어들며 ‘세단’이라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 세단과 크로스오버(CUV), 왜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네 가지 형태로 출시됐다. ‘일본 내수용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이달 국내 시장에 출시된 건 크로스오버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조합한 CUV와 토요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만나면 어떤 차가 완성될지.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이하 크라운)를 직접 시승했다.

크로스오버로 변하며 새로운 도전하는 ‘크라운’

▲다양한 색상의 '크라운 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CUV) 스타일로 출시되며 스포티한 느낌이 더해졌다. (이민재 기자 2mj@)

세단에서 크로스오버로 형태를 바꾼 만큼 외관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면부 그릴은 상·하단을 나눠 배치해 작게 만들어졌지만 하단의 범퍼 부분과 같은 색상을 채택해 마치 거대한 그릴을 장착한 듯한 이미지를 준다. 주간주행등은 최근 출시된 차에서 자주 보이는 일자로 쭉 뻗은 형태가 적용됐다. 전면에만 적용된 크라운 엠블럼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측면 디자인. 유려한 차체와 21인치 휠을 바탕으로 스포티한 감성을 완성했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는 본격적인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띤다. 유려한 루프라인, 짧은 앞·뒤 오버행은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21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휠 역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하단에는 검은 클래딩을 적용해 차체를 더욱 얇게 보이게 한다.

전형적인 세단이었던 전 모델에 비해 전고가 약 85mm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크기가 조금 커졌다. 제원상 전장 4980mm, 전폭 1840mm, 전고 1540mm로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소나타의 중간 정도 크기에 높이만 살짝 더 높은 정도로 느껴진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1열 디자인. 물리버튼 활용 등을 통해 직관적이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자아낸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 공간은 ‘토요타’스럽다. 필요한 기능을 깔끔하게 배치해둬 조작성을 높였다. 물리버튼 적용,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분리 등으로 직관적인 느낌을 준다. 3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윗 공간이 넓게 뚫려있어 계기판 시야 확보에도 편리하다. 전반적인 마감 상태 등도 깔끔해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휴대폰을 세워서 충전할 수 있는 무선충전기 디자인도 편리하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2열. 앞뒤 거리는 충분하지만 헤드룸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다만 등받이로 완전히 기대면 닿는 머리 공간을 깎아놔 헤드룸을 조금 더 확보했다. (이민재 기자 2mj@)

2열 공간은 적당하게 확보됐다. 휠베이스가 2850mm에 달하는 만큼 1열과 2열 거리는 충분하게 느껴졌다. 다만 2열 헤드룸이 다소 좁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헤드룸 확보를 위해 2열석에 등을 기댔을 때 머리가 위치하는 곳을 파낸 듯한 형태로 설계했다. 다만 2열 편의기능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열선은 있으나 뒷좌석 에어밴트의 디자인이 다소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으며 USB-C타입 포트가 두 개 있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편의사항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트렁크. 적재공간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국내 소비자 선호 옵션인 전동식 트렁크가 포함되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이민재 기자 2mj@)

국내 시장에서 이번 크라운의 아쉬운 점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트렁크다. 소비자들은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타이틀과 차량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전동식 트렁크를 기대했으나 크라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트렁크 공간도 넓고 내부 마감도 깔끔하게 돼 있으나 아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만 토요타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전동식 트렁크를 선호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전동식 트렁크 적용을 요청하고 있어 향후 모델에는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인 연비 뛰어넘는 실제 연비…편안·정숙한 ‘토요타의 주행’ 그 자체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주행 이미지. 폭발적인 가속 성능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시승은 국내에 출시된 크라운의 두 가지 트림인 2.5L(리터) 하이브리드와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를 번갈아 진행했다.

제원상 2.5L 하이브리드는 총출력 239마력과 최대토크 22.5kg.m,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총출력 348마력과 46.9kg.m의 구동성능을 보인다. 두 트림 모두 토요타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가 적용됐는데, 듀얼 부스트의 경우 새로 개발된 고성능 모터가 내장된 e-액슬 기반의 ‘e-four 어드밴스드’가 적용됐다.

실제 주행 질감은 2.5L 하이브리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하다. 모터의 출력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차처럼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엔진 출력을 활용하며 소음이 커지기는 하지만 ‘시끄럽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전기차 주행 모드인 EV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40km/h 이하의 낮은 구간에서만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지는 않다.

▲2.5L 하이브리드 주행 이미지. 하이브리드 다운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소음이 더욱 적다. 출력이 더 강한 모터를 사용하는 만큼 가속 시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도 늦어지고, 엔진에 걸리는 부하도 적다.

두 트림 모두 속도를 내야 하는 순간에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보였지만 확실히 2.4L 듀얼 부스트가 더욱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했다. 순간적으로 고속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 고속을 유지 때에도 차체의 롤링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져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또 두 가지 트림 공통적으로 풍절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연비도 우수하다. 복합 기준 2.5L 하이브리드는 17.2km/L,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11.0km/L의 연비를 인증받았다. 연비 운전 시 인증받은 것보다 뛰어난 연비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2.5L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40km/L 이상의 연비를 나타낸 경우도 있었다. 2.4L 듀얼 부스트는 시승 경로 대부분을 고속 주행으로 유지한 탓에 10.3km/L 정도의 연비를 나타냈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에너지 흐름도.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를 통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 했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크라운이 이러한 연비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배터리 덕분이다. 크라운에 적용된 배터리는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보다 전류의 이동 경로를 최소화해 전류 저항을 낮춰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출력은 물론 회생제동 상황에서도 전류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연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한다. 동시에 크기·부피도 줄어들어 무게는 더욱 가벼워졌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전면에 적용된 크라운 전용 엠블럼. 토요타에서 '크라운'이 갖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차량 후면에는 크라운 전용 엠블럼 대신 토요타 엠블럼이 적용됐다. (이민재 기자 2mj@)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앞서가는 토요타인 만큼 ‘좋은 하이브리드차’라는 인상이 강하다. 토요타 특유의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스포티한 느낌까지 더해졌다.

▲'크라운 크로스오버' 정측면. 전면 그릴의 형태를 통해 날카로운 인상을 더했다. (이민재 기자 2mj@)

전동식 트렁크 미탑재 등 국내 소비자에게 아쉬운 포인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500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고려하면 분명 여러 대안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크라운’이 갖는 상징성, 압도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신하는 차는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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