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동해 앞바다…‘대지진’ 전조 증상? [이슈크래커]

입력 2023-05-15 15:16수정 2023-08-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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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6시 27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올해 국내(내륙·해안)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도가 셉니다.

그런데 강도보다 횟수가 더 문제라고 합니다. 동해안 해역에는 올해 들어서만 40회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잦은 지진의 이유는 무엇인지, 대지진의 전조현상의 아닌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6시 27분께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캡처)
강원 동해 해역 규모 4.5 지진, 올해 가장 큰 규모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발표하면서 지진 규모를 4.0이라고 밝혔다가 4.5로 상향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진앙은 북위 37.91도, 동경 129.57도 입니다. 이날 지진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2.0이상 지진 44건 중 최대규모로 1978년 이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28차례에 그칩니다.

특히 이번 지진이 우려스러운 것은 앞서 일어났던 잦은 지진 탓인데요. 동해시에서 북동쪽으로 50km안팎 떨어진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이번 지진을 비롯해 36차례(규모 2.0 미만 미소지진 포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을 ‘본진’(本震)으로 가정하면 34차례 전진(前震)이 있었고 1차례 여진(餘震·오전 8시 6분 규모 1.8)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후 규모가 4.5를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 해당 지진이 본진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지진은 발생 규모가 작고, 구체적으로 좁은 지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인 ‘군발지진’으로 보고 있는데요.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3년 충남 보령시 인근 해역에서 수십일 동안 30회, 2020년 전남 해남 해역과 2022년 경북 포항 인근 해역에서도 각각 76회와 22회의 연속된 지진이 관측됐습니다. 이들 지진은 모두 큰 지진으로 이어지지 않고 잦아드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기상청, ‘역단층’ 분석… 관련 정보는 ‘깜깜이’ 수준

그간 군발지진이 큰 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에 대해 역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역단층은 상반이 위에 자리하고 하반이 밑인 단층으로 양쪽에서 미는 힘(횡압력)으로 형성됩니다. 바로 이번 지진과 관련해 파악할 수 있는 바가 ‘역단층에서 발생했다’ 정도 뿐이라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유라시아판 내부에 자리해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일본 등에 견줘 지진이 덜 발생하고 발생해도 규모가 비교적 작은 한국은 내륙도 단층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특히 바다 쪽은 ‘깜깜이’ 수준입니다.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기에 해당 해역에서 단층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해당 해역에 알려진 단층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아니면 지진이 그쳐갈 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거나 뒤틀리면서 지층에 축적되는 응력이 해소되는 일인데 단층 정보가 없어 이번 지진으로서 응력이 전부 해소됐는지 알 수 없고, 이번 지진 에너지가 주변에 전파돼 응력으로 축적되면서 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분석과장은 “여태까지 발생한 지진만 보면 단층이 크지는 않으리라고 추정되지만 이 단층이 더 큰 단층의 연장일 경우나 큰 단층이 조금만 움직여도 비교적 단층의 규모에 견줘 작은 지진을 일으켰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 “강한 지진 올 수도…꾸준한 단층 모니터링 중요”

여기에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동해 해저 큰 단층인 후포단층이나 울릉단층의 북쪽으로 추정되는데요. 두 단층은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각각 한꺼번에 붕괴하면 규모 7.0 지진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동해 좁은 지역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에 외부 힘에 저항하는 응력이 많다는 의미다. 응력이 해소되려면 지진이 충분히 발생해야 한다”며 “해당 단층대에 얼마만큼 큰 응력이 쌓여 있고 단층대 크기가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에 얼마나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는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에 앞선 전진들을 무시하지 못 하는 거고 횟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며 “(오늘 발생한 지진이) 전진인지 본진인지 확정될 수 없어 더 파악이 힘들고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등은 단층의 상태에 달렸는데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은 강원 동해 지역에 군발지진(좁은 지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지진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꾸준한 단층 모니터링을 강조했습니다.

홍 교수는 “결국 더 큰 지진으로 발달할 것이냐 아니냐는 단층 상태에 달려있기 때문에 단층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면서 “해역은 특히 관측하기가 까다로운 지역으로 해저 지진계는 설치 자체가 까다로운 일이고 예산 지원 및 조사 등이 이뤄져야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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