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법사위에 막힌 복수의결권…“다음 전체회의서 재논의”

입력 2023-02-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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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가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복수의결권 도입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또 넘지 못했다. 벤처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상법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국회 법사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다음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회 법사위는 23일 전체회의에서 복수의결권 도입을 골자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논의했다.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가에게 1주당 최대 10개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해 투자를 유치해 지분이 희석돼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복수의결권 도입을 반대했다. 그는 “아무리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해도 약자에게 1인 10표를 주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면서 “(법 취지는) 벤처기업가들 도와준다고 하는데 돈 내서 이 회사 투자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우리가 벤처 투자자와 벤처 창업가 사이 이해관계 충돌 조정해야 되는지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제도 도입 시 유니콘 기업 육성을 기대하는 주장에 대해선 “벤처기업 하시는 분들 스스로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별로 상관없다라는 결과가 82%나온 바 있다. 유니콘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여러 주장에도 불구하고 학문적 실증적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의 권칠승 의원은 “1원 1표 주의를 저는 민주주의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에 맞섰다. 그는 쟁점이 좁혀지지 않자 “저는 본회의에 올려서 찬반 토론을 깊게 해서 본회의 총의에 따라서 결론을 내리는 게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제안했다.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도 “충분히 토론했으니 2소위에 보내서 또 토론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힘을 실어줬다. 쟁점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이제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투자를 확대하려면 외부 자본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때마다 경영권이 옅어지면 뺏길 우려까지 생겨 성장을 못 한다”며 “다른 국가들도 모두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도 “어느 단계부터는 투자자들도 능력 있는 창업자들이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를 꺼리는 단계가 있다”며 “그런 기업들도 추가 투자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벤처기업 육성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일부 위원들의 반대 의견에 “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2소위든 전체회의든 다시 심사를 해야 한다”며 “다음 전체회의 때는 결론을 내자”고 말했다. 일명 '법안무덤'으로 불리는 2소위로 넘기지 않은 만큼, 법사위는 통과에 무게를 두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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