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4%포인트(p)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신규코픽스 6개월, 12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를 각각 0.4%p 내린다고 밝혔다. 만기 15년 이상 주담대에 적용되며, 신규 기간 연장, 재약정, 조건변경 등이 이뤄질 때 금리 인하분이 적용된다.
이번 주담대 변동금리 인하로 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 아파트론 상품(내부 3등급·만기 35년·원리금균등상환) 금리는 연 6.36~7.36%에서 연 5.96~6.96%로 조정된다. 금리 하단이 5%대, 상단이 6%대로 낮아진 셈이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p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2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한 데 이은 조치다.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1.3%p 인하할 예정이다. KB주택담보대출은 신규코픽스 기준 최대 1.05%p, 신잔액코픽스 기준 0.75%p 인하하고, KB주택전세자금대출은 신규코픽스 기준 최대 1.3%p,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은 신잔액코픽스 기준 0.9%p 하향 조정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1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최대 0.34%p,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p씩 내리면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연이어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내놓는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들이 작년에 순이자이익 등 여력이 있으므로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열린 '국내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권의 보다 세심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고객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노력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연이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진 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도 본격화 되고 있는 셈이다. 차주들은 최근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하락 반전한 데 이어 은행들의 추가 대출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도 덜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도 안정적인 상황이고,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커진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은행권에서도 대출금리 인하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