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팩 45개 상장…스팩합병주 저조에 투자는 하락세

입력 2022-1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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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27일 신영스팩9호를 끝으로 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스팩 최다 상장 해였던 2015년과 같은 기록이나 스팩합병 상장 종목들의 증시 부진, 공급 과잉 우려, 금리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하반기 들어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스팩 상장 철회, 청약 미달, 미국 증시 스팩 대규모 청산 등으로 향후 스팩 시장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팩은 45개다. 이는 스팩 제도 도입 후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했던 2015년과 같은 수다.

스팩 최다 상장 기록이 경신될 수 있었으나 미래에셋드림스팩1호(11월 10일), 유안타제11호스팩(1일),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유안타제12호스팩(이상 14일) 등이 올해 4분기 들어 상장을 철회하며 미뤄졌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스팩은 우회상장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종목들도 증시에서 대부분 부진한 상황이다.

27일 기준으로 올해 스팩합병 상장 기업 총 16개 중 하인크코리아, 파이버프로, 원텍, 코닉오토메이션, 윙스풋, 핑거스토리, 신스틸 등 7개 기업은 기준가를 넘는 등락률을 보이고 있으나 누보,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태성, 솔트웨어, 비스토스, 모코엠시스, 밸로프 등 9개 기업은 기준가를 밑도는 등락률을 보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전 세계 증시 폭락에 따라 직접 상장을 할 수 없는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상장했는데 시장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스팩 합병 상장도 여의치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팩 투자 자체에 대한 매력도 줄었다. 각국 금융 긴축 정책으로 예·적금 금리가 5% 내외로 높아지면서 통상 2%대였던 스팩 예치 이자율도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팩 종목들이 예치 이자율을 4%대로 높이고 있으나 예·적금 금리에는 못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팩 투자자들은 공모가로 사들이기보다는 상장 이후 낮아진 가격으로 매입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스팩 공모 청약에서도 약세가 두드러진다.

6~7일 일반 청약을 실시했던 NH스팩27호와 IBKS스팩21호의 청약 경쟁률은 각각 0.58대 1, 0.95대 1로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향후 스팩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달에만 총 70개에 달하는 스팩이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전체 청산 건수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 역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스타트업의 평균 기업 가치가 20억 달러에서 4분기 약 4억 달러로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식 환매에 연방세 1%가 부과되면서 청산이 가속됐다”며 “내년부터는 자사주 매입에 세금이 붙는 것도 원인”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주식 시장 불황으로 자금 상황이 급하거나 미리 공약해놓은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가 더러 있을 정도로 금융시장이 어렵다”며 “향후 스팩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다만, 전체 증시가 내년 6월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다면 스팩과 같은 우회상장 시장도 함께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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