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름값이 아깝지 않다…7세대 ‘디 올 뉴 그랜저’

입력 2022-12-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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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체에서 뿜어내는 압도적 위용
고급스런 실내 ‘플래그십’에 걸맞아
뛰어난 정숙성, 가속 소음은 아쉬워
‘그랜저다운 그랜저’ 기대감 충족해

▲7세대로 거듭난 그랜저는 역사상 가장 큰 차 길이를 앞세워 '웅장함'으로 거듭났다. 중형세단과의 경계가 흐릿했던 전작(6세대)과 달리 '존재의 당위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사진제공=현대차)

웅장함

7세대 신형 ‘디 올 뉴 그랜저’를 본 첫인상이다. 직전 모델인 6세대 ‘더 뉴 그랜저’ 또한 5m에 가까운 크기를 자랑했다. 그러나 7세대는 크기를 더 키워 기어코 차 길이 5m를 넘겼다.

전면부의 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역시 시각적으로 차의 크기를 더 커 보이게 한다.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작정하고 나온 듯한 신형 그랜저를 8일 직접 시승했다.

5m 넘는 차 길이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외관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정측면. 전면부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넓은 그릴이 고급스러운 인상을 만든다 (이민재 기자 2mj@)

첫 느낌뿐만 아니라 외관 전체에서도 플래그십 세단의 위용이 느껴진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 5035mm, 전폭 1880mm, 전고 1460mm다. 제네시스 G80보다 전장이 45mm 길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0mm, 20mm 작다. 긴 전장에 비해 전고가 낮게 잡혀 ‘고급 세단’의 이미지와 날렵한 이미지를 동시에 자아낸다.

전면부의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은 플라스틱의 느낌보다는 금속에 가까운 느낌으로 강인한 인상을 준다.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후측면. 긴 휠베이스만으로도 쭉뻗은 고급 세단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는 2895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가 눈길을 잡아끈다. 긴 휠베이스만으로도 작은 리무진이 연상될 만큼 길쭉한 차체를 완성했다.

시승차는 가장 윗급인 '캘리그래피' 트림. 전용 알루미늄 휠과 DLO 몰딩으로 고급스러운 인상을 더한다. 후면 범퍼 하단 가니시 역시 다크크롬 색상으로 고급감에 힘을 보탠다.

고급스러운 실내 “이게 플래그십 세단이다”

▲신형 '디 올 뉴 그랜저'의 1열 전면 디자인. 1세대 그랜저를 복각한 원스포크 스티어링휠과 스티어링휠 뒷편으로 자리한 변속 레버가 눈에 띈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에서는 원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세대 그랜저를 복각한 스티어링휠 중앙에는 현대 엠블럼 대신 음성인식과 연계 작동하는 작은 LED 조명이 자리했다.다. 좌우에는 차량 조작을 위한 버튼이 정렬돼있고, 하단에는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심었다.

변속 레버는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편에 자리했다. 변속 조작 시 적당한 조작감이 들도록 저항을 넣어 적응이 어렵지 않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했다. 내비게이션 하단에는 10.25인치 통합 공조 컨트롤러를 배치해 물리 버튼 사용을 최소화했다. 일부 버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차량 조작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지며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풍긴다.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2열. 긴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넓은 앞뒤 공간은 만족스럽지만 헤드룸이 다소 아쉬웠다 (이민재 기자 2mj@)

2열 좌석은 넓은 휠베이스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1열과의 거리감은 다리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다. 다만 1열과의 거리에 비해 다소 부족한 헤드룸은 아쉬운 부분이다. 1열은 물론 2열에도 위치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감성이다.

적막할 정도로 정숙한 주행…가속 소음은 아쉬워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주행 장면 (사진제공=현대차)

시승차는 V6 3.5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얹었다. 제원상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m를 낸다.

전반적인 주행 질감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다.

엔진회전수가 낮은 상태에서 주행 속도를 막론하고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한다. 노면과 엔진의 소음·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며, 풍절음 역시 고속주행 시에만 체감된다.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지 않는 주행 습관을 지녔다면 이 차를 타면서 소음은 크게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반면 가속이 필요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 '킥다운'과 동시에 RPM이 높아지며 그간 느낄 수 없던 소음이 느껴진다. 기자의 주행 체감상 저속, 고속과 관계없이 급하게 속도를 높이려는 상황에서 RPM이 빠르게 1000 이상 뛸 때 소음이 발생했다. 주행 전체 구간에서 정숙성이 유지되지 않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전면부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이 기존 현대자동차 모델보다도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 (이민재 기자 2mj@)

주행을 돕는 편의 장비와 ADAS는 훌륭했다. 윈드실드 타입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는 제한속도, 현재 속도, 방향 지시 등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 계기판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가 작동되는 상황에서는 큰 불안감 없이 좀 더 편하게 운전에 임할 수 있었고, 차로 유지 보조 기능도 부드럽게 작동해 고속도로 주행에서 안락함이 느껴진다.

V6 엔진을 얹고도 복합연비는 1리터당 10.4km를 뽑아낸다. 주행 습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으나 이날 주행을 마친 뒤에 확인한 연비도 이와 유사한 리터당 10.2km 수준이었다.

이름값이 아깝지 않다…“너, ‘그랜저’ 해라”

▲신형 '디 올 뉴 그랜저' 미디어 시승회가 열린 8일, 기착지에 '디 올 뉴 그랜저'가 늘어서 있다. 다양한 색상의 외관마다 다른 매력을 풍긴다 (이민재 기자 2mj@)

‘디 올 뉴 그랜저’는 압도적인 외관, 고급스러운 실내, 정숙한 주행 질감까지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

그동안 아반떼-쏘나타-그랜저로 이어지는 차급에 대해 살짝 무뎌진 감이 없지 않지만, 신형 그랜저 출시를 계기로 다시금 엔트리 모델과 플래그십 세단의 차별화가 이뤄진 듯하다. 7세대까지 이어진 우리나라의 대표 고급 세단 ‘그랜저’라는 이름이 전혀 아깝지 않다.

20세기 그랜저가 품어온 고급 세단의 향수를 다시금 느끼고 싶다면 이번 모델은 당신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고민은 짧을수록 좋다. 고민은 출고를 늦출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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