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준기 회장 일가의 '톡톡튀는' 부동산 재테크

입력 2009-04-09 14:25수정 2009-04-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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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장남, 동부하이텍 골프장 부지 대량 매입…현금출자 방식 지분확대 전략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사진)의 부인 김정희씨와 큰 아들 김남훈씨 등 회장 일가가 그룹 계열사가 추진중인 골프장 설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한 후 현물 출자 방식으로 이 회사의 지분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그룹은 현재 충북 음성군 생극면 일대에 조성된 '레인보우힐스CC' 인근 부지에 퍼블릭 골프장을 새롭게 차릴 사업 계획을 지난 2007년말 음성군에 제출했다.

또 골프장 조성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해 조성 부지까지 이미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보가 골프장 조성 부지에 대한 소유권 현황을 확인한 결과, 조성부지의 대부분이 사업 주체가 아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큰아들 김남호씨와 부인 김정희씨 등 회장 일가가 모두 소유로 돼있다. 김남호씨 등이 소유한 부지는 임야 3필지로 46만5549㎡(14만여평)다.

왜 김준기 회장 일가가 계열사가 추진 중인 골프장 부지를 대량으로 매입했을까.

이 퍼블릭 골프장 설립을 추진중인 기업은 골프장 운영과는 거리가 있는 종합화학업체인 동부하이텍이다.

4월 현재 동부하이텍의 지분은 김준기 회장이 4.08%, 아들 김남호씨가 2.06% , 딸 김주원씨가 0.44%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계 일각에서는 동부하이텍이 동부그룹의 주력 계열사중 한 곳인 점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위해서 회장 일가족의 지분확대를 위해 골프장 부지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골프장 인허가가 반려가 된다면 일반 주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 대주주들의 명의를 빌려 부지를 미리 확보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회장 일가가 자신들의 소유한 부지를 골프장 인허가와 함께 계열사에 매각한다면 공시 등을 통해 쉽게 외부에 알려지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을 것을 미리 예상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부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동부그룹측도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허가 여부가 불분명해서 법인 대신 개인 명의를 이용했다"며 "향후 골프장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현물출자 방식으로 소유권 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룹 계열사들이 그룹 오너 일가들의 지분 확대를 위해 골프장 건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부지 소유는 자치단체로부터 건설 인허가가 반려되더라도, 향후 토지계획 변경 등으로 대규모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시세차익도 노려 볼 수 있는 등 일석이조의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현물출자를 이용한 지분확대 가능성은 그룹 차원의 현금 유동성이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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