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채안펀드, 브리지론 매입도 검토…시장선 “사실상 담보 없어 위험”

입력 2022-11-14 14:11수정 2022-11-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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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갹출 펀드, 브리지론 매입 검토
브리지론, 소형 시행사 중심인 탓에 시장 우려도

(사진제공 = 금융투자협회)

제2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라고 불리는 대형 증권사의 공동 펀드가 브리지론 매입도 검토 중이다. 대개 브리지론은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 담보가 확실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제2 채안펀드는 브리지론의 위험을 유형화해 저위험의 물건만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9곳의 대형 증권사(종합투자금융사)가 참여한 투자 협의회에 정통한 관계자는 “(매입하려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브리지론과 본 PF가 섞여 있을 것”이라며 브리지론 매입 의사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리지론을 매입한다면) 위험을 차등화하고 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리지론이란 시행사가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하기 전에 계약금 등을 대출해주는 것이다. 본 PF로 넘어가기 전 다리 역할을 한다고 해서 ‘브리지’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통상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행사가 제2금융권에서 약 20%대 이자로 자금을 빌리는 것이다. 본 PF의 메인은 시공사인 데에 반해, 브리지론의 메인은 시행사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행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작은 곳으로, 브리지론은 시행사가 자기 신용으로 당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 대표 출신 A씨도 “브리지론은 계약금만 잠깐 대출해주는 거라 담보가 사실상 없는 경우도 있어 위험하다”며 “부동산은 현금성이 떨어져서 채권이 1600억 원이면 담보 가치가 1000억 원은 돼야 안전하다”고 했다.

대형 딜인 본 PF(땅을 담보로 인허가, 착공 이후 공사비 조달 대출)로 연결되기만 하면 엄청난 수익성을 자랑해 중소형 증권사가 브리지론을 집중적으로 내줬다. 실제 지난 8월 한국신용평가의 조사에 따르면 자본 대비 브리지론의 비중은 대형 증권사가 10%, 중형 증권사 18%, 소형 증권사가 19%였다. 개별로 보면 하이투자증권이 47%로 가장 높았으며 BNK투자증권 25%, 다올투자증권 31% 등이 뒤를 이었다. 한신평은 “대형사는 선순위 비중이 높고 담보인정비율(LTV)도 대체로 70% 이하에서 관리하고 있어 부실 위험이 큰 익스포져의 비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제2 채안펀드가 브리지론을 매입한다면 중소형 증권사의 브리지론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브리지론은 리스크가 큰 데도 중소형 증권사에서 수익 추구에 눈이 멀어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십시일반 해 중소형 증권사를 어느 정도 지원하는 건 동의하지만, 위험해도 계속 수익을 추구한 부분까지 시장에서 매입으로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투자협의회는 PF-ABCP 매입 기준을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단기신용등급 A2급 증권사가 보증한 ABCP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매입 상황을 보며 A1 PF ABCP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매입 금리는 시장 금리를 고려해 투자 협의회에서 결정한다. 매입 구조는 9개의 종투사가 1조8000억 원 규모(산업은행과 증권금융 9000억 원, 종투사 4500억 원, 매입신청 증권사 4500억 원 출자)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선·중·후순위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매입 대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오는 21일부터 ABCP 매입 SPC는 매입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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