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강자(小數强者)시대 대비...스피드경영으로 '비전 2018' 달성
세계 철강시장은 경제 위기의 여파로 대부분의 철강사들이 대규모 감산을 실시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국내 철강시장 역시 수요산업의 침체로 인한 철강수요의 대폭적인 감소와 경쟁사 및 중국 철강사들의 연이은 설비 신ㆍ증설로 인해 '생존' 자체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이자 나아가 세계적인 철강업계로 자리잡은 포스코가 지난 1일부로 창사 41주년을 맞았다.
포스코에게 창사 41주년인 올해는 남다르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을 넘어서면서 포스코의 선장이 바뀌었다.
또한 지난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운 경기상황을 맞는 등 지난 41년간의 포스코가 아닌 포스코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된 것.
이처럼 국내외 경기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표기업 포스코는 올해 지난해보다 늘어난 최대 7조5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10대 전략ㆍ100대 실행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가올 소수 강자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전략과제'는 ▲비상경영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 ▲고객지향형 마케팅 체제 구축 ▲원료자급도/구매경쟁력 제고 ▲글로벌 성장 가속화 ▲시너지 창출 그룹사업 구축 ▲글로벌 경영을 위한 조직역량 강화/인재육성 ▲혁신기술의 글로벌 리더쉽 확보 ▲녹색 신성장 동력 확충 및 녹색경영 강화 ▲상생협력 및 나눔경영 강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글로벌 포스코웨이 정착 글로벌 시장 격변에 능동적 대응 등이다.
◆ 2011년까지 '극복→도전→도약'
포스코는 현재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정준양 회장을 중심으로 전사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회사의 성장 목표와 전략방향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현금중시 경영과 원가절감 활동을 통한 위험관리 및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이같은 위기극복 및 미래비전달성을 위해 오는 2011년까지 '극복→도전→도약' 등 3단계의 로드맵을 설정했다.
'극복' 단계는 그룹 전사적 차원에서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원가절감·현금중시 경영으로 위기에 대한 체질강화를 꾀하고, 감산체제를 활용해 기술개발을 강화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해 나갈 방침이다.
'도전'단계에서는 혁신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신성장 사업을 모색하며, 녹색사업을 지금보다 더욱 확대해 다가올 '소수강자'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따라 회사의 조직체계를 시장지향형과 고객중심형으로 재편하고, 인도 등 글로벌 진출 지역에서 성장전략의 성과를 가시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단계인 '도약'을 위해서는 국내외 사업 및 기존ㆍ신규 사업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하고, 철강과 환경 기술의 선구자적 위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고객 친밀도 강화... 글로벌 성장사업 가속화
포스코가 10대 전략 가운데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될 전략은 '비상경영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기존의 비상경영 대책반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어려울수록 고객들을 위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 포스코는 고객 지향형 마케팅 체제를 구축한다.
기존의 마케팅 방식이 물건(Product)ㆍ가격(Price)ㆍ시장(Place)ㆍ판촉(Promotion)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4P 마케팅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을 중심에 둔 '4C 마케팅'을 추진해 고객(Customer)ㆍ고객비용(Cost)ㆍ구매편의성(Convenience)ㆍ의사소통(Communication)에 주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성장사업의 속도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진출을 계획하는 세계 시장에 대한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큰 밑그림 아래 개별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인수ㆍ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기존에 추진 중이던 해외 일관제철소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함으로써 글로벌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 상생ㆍ환경 등 미래지향적 포스코
환경경영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는 녹색 신성장동력 확충 및 녹색경영을 강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철강사업 성장의 열쇠는 환경문제 해결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저탄소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을 개발하고, 친환경 신성장 동력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생협력 및 나눔경영에 대해서는 범포스코 차원에서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핵심역량을 갖춘 고객사와 공급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해 이들의 사업성공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대해서는 공동체 발전을 위한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아울러 시너지 창출을 위한 그룹사업 구축에도 전략적으로 힘을 쏟기로 했다.
포스코라는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포스코그룹 전계열사가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시너지 경영을 강화하고, 공동사업 추진 등 사업 연관성을 확대한다.
또한 조직역량 강화와 인재육성을 위해 통합형 핵심인재인 '톱 탤런트(Top Talent)'를 육성하고, 전문인력 강화 등 인재경영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처럼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포스코는 '글로벌 포스코웨이(Global POSCO Way)'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창의와 도전의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새로운 경영환경에 대응해 끊임없이 혁신함으로써 성과를 창출하는 단계로까지 발전시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양 회장, '스피드 경영' 으로 위기 극복
지난 1일 열린 포스코 창립 41주년 기념식에서 정 회장은 "지금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시기"라며 "더 넓은 시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재빠른 변신과 실천의 중요성을 상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모든 조직은 세기적 흐름과 변화를 읽고 시장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철저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스피드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하는 것만이 절대적인 것을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체력을 비축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통한 창조 경영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 등의 세 가지를 포스코의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립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8년에는 매출 100조원의 시대를 열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상대방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또한 기술모방과 추격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포스코 고유의 기술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창조경영'은 기존의 월드 퍼스트·베스트의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월드 모스트(World Most)제품을 확보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같은 경영이념은 궁극적으로 고객가치의 창출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기술, 시장, 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정 회장은 강조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는 2018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해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투자를 확대한다. 이와 동시에 최악의 사정을 가정한 극한적 원가절감 활동을 추진해 고정비를 축소하고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억제하는 등 낭비요소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는 미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응하는 탄력적 경영의 강화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포스코 그룹 전체 차원에서 단계별 성장전략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성장 로드 맵과 위기관리 능력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주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