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불매운동에 경쟁사 반사효과 없다…왜?

입력 2022-11-02 14:30수정 2022-11-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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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파리바게트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 제빵공장 노동자의 사망사고로 SPC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은 반사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SPC는 불매운동 여파에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 관련 업계는 국내 제빵 시장에서 SPC의 존재감이 크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 때문으로 분석한다.

“뚜레쥬르 매출 큰 변화 없어”

2일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SPC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후에도 뚜레쥬르 매장 매출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SPC 파리바게뜨에 이어 국내 2위 베이커리 업체다.

회사, 공장 등에 빵을 공급하는 롯데제과는 “현대차와의 계약 이후 현재까지 주목할만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은 간식 납품업체를 SPC에서 롯데제과로 변경하겠다고 내부 공지한 바 있다.

SPC 던킨 경쟁업체인 롯데GRS의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최근 일주일간 매출(11월 24~30일)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하지만 롯데GRS 관계자는 “(SPC 불매운동 영향보다는)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 국내 제빵 시장 점유율 40%대

경쟁사들이 반사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베이커리 시장의 경우 과거와 달리 빵을 먹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뚜레쥬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도 빵을 배송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좋은 품질의 빵이 판매된다. 빵에 대한 고객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B2B(기업 간 거래)의 경우 불매운동만을 이유로 SPC와 관계를 끊는 것도 쉽지 않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의식되지만 악재를 이유로 오랫동안 쌓았던 신뢰관계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통 시장에서 SPC의 영향력이 상당한 점도 반사효과가 없는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개인제과점 규모를 포함한 국내 전체 제빵시장(7조4000억 원)에서 SPC의 점유율은 40%대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소매점 빵 매출에서 SPC삼립 점유율은 73.09%에 달한다. 2위 롯데제과(7.95%)와 격차는 10배 이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빵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을 살펴봤을 때 SPC만한 경쟁력과 생산력을 갖춘 회사는 없다”고 진단했다.

포켓몬빵 인기도 시들…계속되는 불매운동

경쟁사들이 반사효과를 얻지 못한 것과 별개로 SPC는 불매운동에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출시돼 큰 인기를 얻은 SPC삼립의 포켓몬빵 판매량이 일부 대형마트에선 줄었다. 온라인에서는 상품 바코드를 찍으면 SPC 제품인지 판별해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불매운동 여파가 가장 큰 곳은 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파리바게뜨 가맹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감소했다.

이에 SPC는 최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와 논의를 통해 빵 35종에 대한 반품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품 지원 품목에는 단팥빵, 소보루빵 등 판매 비중이 높은 제품이 다수 포함됐다. 불매운동으로 파리바게뜨 판매량이 떨어진 만큼 본사에서 유통기한 내에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재구매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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