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펀드투자 트렌드...유동성자산에 대한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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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에도 봄바람이 불고있다. 아직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은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한다. 이를 반영하듯 펀드시장은 미세한 조정과정을 거치며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펀드시장의 봄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라면, 혹은 그간의 손실을 감내하며 시장 부활을 기다려온 투자자라면 지난 1분기 펀드시장을 점검하고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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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금리인하를 비롯해 통화 공급확대 정책 공조 등으로 국제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심스러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증시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환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국내증시가 짧지않은 시간동안 박스권 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아직까지는 관망세가 우세해 보인다.
이렇다보니 지난 1분기 펀드시장으로의 자금 유출입 규모가 크게 감소했으며 몇 가지 특징들이 관찰되며 펀드 포트폴리오의 미세조정 과정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1분기 펀드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단기채권 상품 등 유동성자산에 대한 선호를 꼽을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조사한 결과 1분기까지 펀드의 유형별 설정액 증감을 볼 때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단기채권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와 주식혼합형펀드에서는 자금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채권형, 특히 MMF와 같은 유동성 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됐는데 이는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른 특징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이탈과 해외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인데 해외투자펀드의 지역별 및 섹터별 차별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지역, 그 가운데 중국투자펀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부각됐다. 중국은 해외투자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지난 2008년 큰 규모의 이탈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섹터펀드로는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원자재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부각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팀장은 "중국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가격메리트와 더불어 세계경기 둔화 과정에서도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해외지역에 대한 분산투자 욕구 등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여기에 QFII(적격해외기관투자가) 자격을 취득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A share 투자 펀드를 신규 설정하는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중국투자펀드의 수익률이 일정 수준을 회복하는 국면에 진입할 경우 연말 해외투자펀드의 비과세 혜택 종료 등과 맞물려 환매 욕구가 증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됐다.
김 팀장은 "단기채권 상품 등 유동성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 해외투자펀드의 지역별 및 섹터별 차별화 현상, 중국투자펀드에 대한 선호 현상 등은 향후 트랜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던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해 매력도를 감안한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김 팀장은 "최근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가격메리트가 큰 상황이어서 이머징마켓 분산투자 펀드나 기반이 안정적인 신흥국가 펀드에 대해 편입비중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머징시장은 수출 감소 등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세계적인 기업 구조조정 지속으로 동유럽 등 기반이 약한 신흥국의 리스크 요인이 잔존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금리 인하 공조 및 각국의 자금 공급 확대로 기존 부담요인이던 해외자금 이탈, 화폐가치 하락, 원자재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주요 투자지역 가운데 중국이 가장 투자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보이며, 인도와 러시아는 중국과 브라질 대비 투자매력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른 안정세를 보이는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해외펀드의 경우 중국관련펀드에 지속적인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아울러 시장 환경개선으로 국내 가치형펀드와 성장형펀드에 대한 균형적 시각을 가져가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