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조미료’ 시장 성장…전통 강자 ‘미원·다시마’ 변신으로 승부

입력 2022-10-30 09:27수정 2022-10-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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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조미료 시장 성장세…올 상반기 6.08% 덩치 불려

66년 맞은 대상 ‘미원’…MZ 마케팅으로 젊은층 공략
47년 전통 CJ ‘다시다’ 비건 라인업 확대…‘건강’ 이미지 강화

(사진제공=미원)

고물가에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조미료 시장도 성장세다. 하지만 지난 50여년 이상 시장을 양분해온 다시다와 미원 등 전통 조미료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식물성 조미료와 해물 육수 티백 등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비건 다시다’를 선보이며 건강 이미지를 높이고, 대상 미원은 MZ 마케팅을 강화해 젊은 이미지로 쇄신을 꾀하고 있다.

30일 본지가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분석한 결과 2017년 1871억 원이던 국내 조미료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여파에 집밥 수요가 늘며 2020년 1995억 원으로 상승했다. 장기화된 코로나에 지난해 밀키트가 시장에 안착하며 다시 1887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식재료 및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다시 급반등했다. 올해 상반기 조미료 시장 규모는 95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901억 원) 보다 6.08%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조미료 시장 규모는 2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조미료 시장 성장세가 모든 업체에 반가운 것은 아니다. 47년 전통의 다시다를 보유한 CJ제일제당은 2017년 매출 1034억 원에 점유율은 55.31%였지만, 지난해 매출 964억 원에 점유율 51.11%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다시다 점유율은 50.89%로 더 줄었다. 전통의 맞수 미원을 판매 중인 대상 역시 2017년 점유율 36.05%에서 올해 상반기 35.47%로 소폭 내렸다. 양사의 합계 점유율은 2017년 91.36%에서 올 상반기 86.36%로 떨어졌다.

다시다와 미원의 시장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꼽힌다. 통상 식품업계에서는 1957년 미원의 등장으로 1세대 ‘발효 조미료’ 시장이 태동한 것으로 본다. 이어 1975년 다시다가 출시되며 2세대 ‘종합 조미료’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미원과 다시다는 한 때 건강에 나쁘다고 오해를 받았던 MSG(L-글루탐산나트륨)를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현재까지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에는 MSG와 인공합성물을 배제한 식물성 콩 발효 조미료인 샘표의 ‘연두’ 등장과 멸치 다시마 등 육수 티백까지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육수 티백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빅마마씨푸드 매출은 지난해 54억 원으로 전년대비 5배 늘었다는 점에서 시장 다변화가 확인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 결과로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깊게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기존 전통 조미료들이 반격에 나섰다. 향후 조미료 시장 성장세가 긍정적이고, MSG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서다. 실제 CJ제일제당과 미원은 각각 ‘비건 신제품’과 ‘건강 이미지’를 앞세워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7일 식물성 원료의 조미료 ‘비건 다시다’를 내놨다. 기존 다시마가 MSG를 기본으로 쇠고기 성분을 첨가한 반면, 비건 다시다는 콩 단백질을 활용해 쇠고기 향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에도 MSG가 들어가지만 고기 성분을 빼 건강 이미지를 높였다. 또한 콩 단백질에 열 반응을 적용해 기존 쇠고기 다시다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그대로 살렸다.

비건 다시다의 경우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과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도 획득했다. 회사 측은 채식주의자나 간헐적 채식 실천자, ‘가치소비’ 추구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직장과 학교 등 단체급식에서도 비건 메뉴가 제공되고, HMR(가정간편식)이나 소스를 제조하는 B2B(기업간거래) 시장도 성장세다. 비건 다시다는 비건 메뉴를 더 맛있고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어 식품 원료로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대상은 건강 이미지로 젊은 층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4년 홍대 삼거리 포차 인근에 ‘밥집 미원’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2020년에는 무신사를 통해 스웨트, 양말로 구성된 ‘미원 굿즈’ 4종을 선보이며 젊은 층을 겨냥했다. 지난해엔 미원을 함유한 미원라면을 선보이며 MZ세대를 대상으로 미원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선보인 배우 김지석의 광고 캠페인 ‘감칠맛 나는 맛의 조연’편은 열흘 만에 유튜브 조회수 148만 회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달 24일 2편 ‘맛바람 미원’ 영상을 공개했다. 미원은 66년 동안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는 점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 공개 약 한달 만인 30일 현재 광고 영상 조회수는 약 1033만 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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