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고려대 교수 “블록체인은 ‘거버넌스 혁명’…투자 시 철학적 접근해야”

입력 2022-10-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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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트랜드쇼 2023'에서 블록체인을 단순한 화폐가 아닌 철학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을 너무 근시안적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블록체인에 투자할 때, 이를 ‘화폐’나 ‘코인’이 아닌 ‘거버넌스’의 혁명으로 보고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주 교수는 더밀크와 한국무역협회가 2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트랜드쇼 2023’에서 “(사람들이) 화폐라는 이름 때문에 블록체인을 ‘코인’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블록체인은 철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의 논문 ‘Bitcoin, A 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을 소개하며, 비트코인 역시 전자화폐(Electronic cash)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화폐 도입을 어렵게 하는 두 가지가 익명성 보장과 위조에 대한 검증이라고 소개하면서, 여기서 기존의 전자화폐와 암호화폐의 차이점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위변조를 검증하는 주체가 기존의 은행이냐, 블록체인이냐에 따라서 이전의 전자화폐, 혹은 CBDC와 암호화폐가 나눠진다. 김 교수는 “CBDC의 선봉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인데, 이는 중앙집중형 전자화폐”라면서, “디지털 위안화를 관장하는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정부가 원할 경우 추적이 가능하다’라고 명시돼 있다”라고 말했다. 핵심인 익명성 보장이 중앙집중형 전자화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반면, 암호화폐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블록체인이 대신한다. 김 교수의 예시에 따르면 ‘떠든 사람’을 반장 혼자 찾아내는 것이 아닌, 반 전체가 감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한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각자가 낸 ‘떠든 사람’의 명단이 불일치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서로 담합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비잔틴 오류’라고 부른다.

블록체인은 이 같은 문제(비잔틴 오류)를 투표를 통한 합의로 해결한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의 핵심을 이 ‘인터넷 투표 기능’을 통한 참여와 그에 따른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는 것은 ‘협동조합화’한다는 것”이라면서, “기존의 협동조합과 블록체인이 다른 점은 국가나 지역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래서 블록체인의 적용은 중앙집중화된 기존 조직의 거버넌스를 총체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면서, “많은 기업이 도입을 시도하다가 ‘기업을 해체하라는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거버넌스 체계를 바꾸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에 투자한다는 것은 거버넌스를 건드리는 것”이라면서, “이에 동의한다면 투자를 해도 괜찮지만, ‘지금의 웹2.0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한다면 비관적으로 바라봐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투자 시 단기간에 얼마를 벌지, 효율이 높은지를 따지기보다 ‘거버넌스 혁명’이라는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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