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잡았던’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자본시장연구원으로 출근

입력 2022-10-16 14:13수정 2022-10-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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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여의도 소재 자본시장연구원으로 출근
작년 8월 취임해 9개월간 금융위원장 재직
금융위원장 재임 시절 가계부채 관리 주요 업무

▲이투데이DB
‘가계부채 저승사자’로 불렸던 고승범<사진> 전 금융위원장이 여의도에 자리를 잡았다.

1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고 전 위원장은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퇴직 이후 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취업하는데 고 전 위원장도 그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고 전 위원장이 금융연구원이 아닌 자본시장연구원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전직 금융위원장은 금융연구원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연구원에는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과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감원장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 전 위원장은 제7대 금융위원장으로, 제8대 금융위원장인 고 전 위원장 직전에 재직했다.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통합했던 금융감독위원회 시절(2007년 8월~2008년 3월) 마지막 금감위원장을 맡았다.

고 전 위원장이 자본시장연구원을 택한 것은 직전 금융위원장과 머무는 곳이 겹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고 전 위원장은 작년 8월에 취임해 올해 7월 퇴임했다. 재임 기간에 과도하게 늘어난 유동성 영향으로 급증한 가계부채를 잡는 것을 주요 업무로 여겼다. 고 전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현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나름 성과가 있었습니다”면서 “취임 시 9.5%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이 최근 3%대로 하락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임식에서 가계부채 정책 업무에 대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소신 있는 공직자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에서 청와대 재정기획관을 지낸 박종규 원장이 금융연구원에 있는 것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재정기획관을 냈고, 전 정권 시기에 금융연구원장으로 취임한 만큼 고위공직자들이 (금융연구원으로) 온다고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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