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보고서 채택’ 불발에도 임명될 듯…검찰은 기대 반 우려 반

입력 2022-09-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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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원복' 드라이브 걸 수 있는 인물…'검찰 중립성 지킬 수 있나' 의구심도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사법연수원 27기)가 13시간에 걸친 인사청문회 끝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다만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 내부에서도 기대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6일 검찰과 법조계는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야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으나 임명장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귀)’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시행령 개정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생기고 경찰에 상당한 수사권과 1차 수사 종결권을 줬지만 과연 우리 사회서 부패가 사라졌다고 국민이 판단하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요 범죄에 대해선 검찰청법(모법)으로 정하되 구체적인 것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게 기본적 입법 흐름이라 생각한다"며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를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할 카드로 언급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주요 검찰 인사를 모두 단행한 뒤 검찰총장 임명 절차가 진행되면서 법조계에서는 차기 총장이 ‘식물총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한 장관과 연수원 동기고, 총장 직무대리를 맡으며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어 ‘식물총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지방의 한 검사는 "한 장관과 사적인 친분이 없다고 해도 사법연수원 기수가 같은 만큼 서로 입장과 위치를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기수가 낮았다면 한 장관이 '소통령' 등 비판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이원석 카드로 이를 상쇄한 것 같다"며 "이원석 차장이 내부 사정이나 인사도 잘 파악하고 있어 지휘 공백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개인은 법무ㆍ검찰 행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하지만 검찰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이 후보자는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된다.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당시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하던 윤 대통령과 함께 삼성그룹 비자금과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후보자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총장 직무대리고, 이전 정부에서 검찰총장 수사 지휘권을 박탈해 '사건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사건 이해관계자가 아니므로 의지가 있었다면 수사 역량을 투입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찰 중립성에 대한 논쟁이 컸다. 이 후보자는 "검찰 구성원이 중립과 공정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겠다"며 "모든 업무가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만을 기준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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