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코, 상도동 134조합 시공권도 중간에 획득

입력 2009-03-19 17:40수정 2009-03-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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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미수채권 지급전까지 현장시설물 점유 금지' 표시판 게시

인천 도화동의 지역 조합주택사업장의 시공사로 교체된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 엠코가 이번에는 서울 한강 이남 지역 최대 조합주택 사업장인 동작구 상도동 134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공사로 교체 선정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상도동 134조합은 임시조합총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시공사를 기존 한진중공업에서 엠코로 교체할 것을 결의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134번지 일대에 지어지는 134 지역주택조합은 총 건립세대수 1559세대로, 주택형별 공급 세대수는 구 25평 241세대, 구 33평 1079세대, 구 46평 239세대 등이며 지난 2007년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중 286세대를 지난해 3월 일반분양한 바 있다.

당초 134조합의 시공사는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은 지난 2001년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의 시공사 교체문제가 점화된 것은 한진중공업측이 조합사업비로 쓰인 자금 지급 등을 몇가지 이유로 조합과 마찰을 빚자 공사를 전면 중단하면서 부터다.

이로 인해 조합측은 시공사 교체를 결심하게 됐고, 결국 지난 14일 총회에서 시공사 교체가 결의된 것이다.

실제로 시공사가 조합 측에 추가부담금을 요구하기 전에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시공사들이 종종 사용하는 수법이다. 이 경우 조합원들은 중도금 형식으로 분담금을 납부하는 만큼 금융비용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별수 없이 굴복하고 말 것이란 복안이 있는 것이다. 시공사의 공사중단에 따라 재산 피해를 우려한 134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게 된 상황이다.

한 134조합원은 "조합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조합원들의 한진에 대한 불만이 크게 고조됐다"며 "공사중단이란 '무기'를 내세워 조합원들을 압박하는데 질려 시공사 교체를 결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134 조합주택의 시공사가 된 곳은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다. 엠코는 대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지난 2002년 창업한 건설업계에선 아직 '새내기'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3위다. 그런만큼 엠코는 5위권 대형사들이 독점하는 재개발, 재건축 도급사업보다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더 치중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역조합주택사업 시공권 수주에 나선 엠코는 다른 사업장에서 진행중인 공사의 시공권을 중간에 취득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엠코는 지난 1월에는 인천 도화동에서 신동아건설이 추진하고 있던 440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시공사로 교체 선정됐으며, 이달에는 두번째로 상도동134조합의 시공권도 '획득'했기 때문이다.

또 엠코는 현재 마포구 용강동에서 이수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303세대에 대해서도 시공권 '입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합의 경우 최근 이수건설이 금융권의 신용위험성 평가에서 C등급을 받자 조합 차원에서 시공사 변경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엠코의 잇단 시공사 교체선정에 대해 건설업계의 눈길도 곱지 않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다소 낮은 업체들을 그룹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화동에서 시공사 지위를 뺐긴 신동아건설은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며, 134조합 시공권을 뺐기게 된 한진중공업도 사업현장에 '조합의 미수채권 지급이 이루어지기까지 현장 시설물의 점유나 침탈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설치해놓은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엠코가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위해 조합주택사업으로 대거 뛰어들고 있다"며 "재건축, 재개발 등 재정비사업의 경우 대형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만큼 진입이 어려워지자 '만만한' 중견사들이 있는 지역조합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엠코 측은 조합에서 먼저 사업제안서를 보내고 있는 상태라며 이같은 시공권 중도 획득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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