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마지막 비장의 카드로 여겨졌던 '장기국채 매입' 정책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데 고무돼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0.88포인트(1.23%) 상승한 7486.58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23포인트(2.09%) 오른 794.3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29.11포인트(1.99%) 올라선 1491.22에 장을 끝마쳤다.
미 증시는 이날 최근 급등세 지속에 따른 부담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로 하락 출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FRB가 장기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모기지 증권과 공사채 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상승세로 전환한 뒤 일제히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 FOMC는 지난 이틀에 걸친 3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제로 수준(0~0.25%)인 현 기준금리를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결정, 성명을 통해 향후 6개월간 국채를 최대 3000억 달러까지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모기지 대출과 주택 시장을 보다 강력하게 지지하기 위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정부보증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한 75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추가로 매입해 매입 규모를 1조2500억 달러로 확대했다.
공사채 매입규모 역시 2000억 달러로 늘려 1000억 달러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증시는 FRB의 이같은 결정에 화답하며 일제히 반등했고 S&P500지수는 근 한달 만에 처음으로 장중 8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월가는 FRB의 이번 장기국채 매입은 이르면 내주 후반부터 시작될 예정이고 일주일에 평균 2~3차례 시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요 대상은 만기가 2~10년 남은 국채를 중심으로 물가연동국채(TIPS)도 매입 대상에 포함됐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FRB의 장기국채 매입 소식은 금융주 강세로 이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은 이날 22% 이상 폭등세를 연출했다.
특히, 케네스 루이스 BOA 회장은 올해 안으로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을 갚을 것이라고 밝혀 반등에 불을 지폈다.
웰스파고 역시 17% 이상 상승 마감했고 선트러스트뱅크도 16% 급등세를 보였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9% 이상 올랐고 JP모간체이스 역시 7.8% 오름세를 시현했다.
전날 주택경기 바닥 기대감을 반영하며 주택 및 소비관련주 강세는 이날도 지속되는 모습이었고 홈디포는 이날 5% 이상 상승 마감했다.
IBM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을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으로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주가는 무려 80% 폭등하며 이날 기술주 강세를 견인했다.
어도비시스템즈가 11% 급등했고 델컴퓨터, 오라클이 3%, 2.7%씩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인텔도 2% 이상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분기 경상적자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작년 4분기 경상적자는 1328억달러를 기록해 시장컨센서스 1813억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4% 상승해 월가의 예측치에 부합하는 모습이었고 근원 CPI는 0.2% 상승해 두 달째 올랐다.
한편, 국제유가는 재고증가 영향으로 장중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14% 하락한 48.9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