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손준성 법정 공방 시작…변호인ㆍ공수처 쟁점 두고 '팽팽'

입력 2022-06-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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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 고발장 작성ㆍ전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모두 부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10월 3일 새벽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첫 재판에서 손 보호관 측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주요 혐의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손 보호관 변호인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고, 공수처는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 보호관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손 보호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인단은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손 보호관 측은 수사가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호소했다. 고발장 작성 관여, 실명이 담긴 판결문 입수, 김웅(당시 국민의힘 총선 후보) 국민의힘 의원에게 1ㆍ2차 고발장과 관련 자료 전송 등 혐의도 모두 부인했다.

공소사실에서는 공수처 측이 편향된 의견이 포함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1ㆍ2차 공소장과 자료를 김웅에게 전달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사 측은 1차 공소장에서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하면 공무원 직무 관련성이나 지위를 이용해야 하는데, 고발장 전달행위 자체는 피고인 직무와 관련 없다"며 "이 사건 1ㆍ2차 고발장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수사기관에 접수되지 않았다. 관련 공직선거법 규정이 예비음모 미수를 처벌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맞받았다. 공수처는 "피고인이 고발장을 텔레그램으로 전송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과정에서 실시한 포렌식, 서울중앙지검도 별도 포렌식을 진행했는데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각 시각의 캡처 자료, 지 모씨의 실명 판결문, 1ㆍ2차 고발장 전달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손 보호관이 김 의원에게 각 자료를 전달한 시점과 자료 전후로 통화한 시점을 토대로 관련 혐의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성상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수사정보2담당관은 손 보호관이 김 의원에게 실명이 담긴 판결문을 보내기 10분 전, 다른 판결문 3건을 검색했다고 지적했다. 성 전 담당관이 판결문을 검색한 사실을 해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김 의원에게 판결문을 보낼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 공수처의 설명이다.

공수처는 이어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친 행위뿐 아니라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실무적으로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려가 있으면 처벌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 보호관은 2020년 4월 총선 정국에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김 의원과 공모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기소돼 넘겨졌다. 그는 수사 때부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은 재판부에 증거목록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손 보호관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 의원 사건이 검찰에 계류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해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차 공판준비기일을 8월 29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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