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오설록, '콤부차' 앞세워 음료 사업 출사표

입력 2022-06-28 15:32수정 2022-06-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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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식음료 자회사인 오설록이 RTD(Ready To Drink, 즉시 마실수 있는 병·캔 음료) 사업 강화에 나섰다. 주로 티백과 잎차를 비롯해 녹차 식음장 사업을 해온 오설록이 지난해 녹차 액상차로 RTD 사업 테스트에 나서더니 올해는 MZ세대로부터 각광받는 콤부차를 출시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 오설록, 작년 테스트 이어 분사 후 첫 정식 RTD제품 출시

28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오설록은 최근 ‘피치동백 콤부차’와 ‘제주영귤 콤부차’를 출시했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에서 분사해 홀로서기에 나선 오설록은 지난해 7월 카카오메이커스와 클라우드 펀딩 형태로 ‘콜드브루 세작’ 및 ‘콜드브루 화산우롱’ 등 페트 음료를 한시적으로 내놓고 시장 테스트에 나선 적은 있지만, RTD 음료를 정식 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설록은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기 전인 1994년 녹차 캔 제품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단종 상태다.

신상품인 콤부차 2종은 기존 콤부차가 우유나 버섯 등에서 유래한 스코비(박테리아와 효모로 이뤄진 배양균)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오설록에서 자체 개발한 녹차 유산균 스코비를 사용하고, 일반적으로 첨가하는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해 품질을 차별화했다. 이에 따라 100㎖당 20㎉에 불과할 정도로 칼로리가 낮다. 다만, 프리미엄급을 표방한 만큼 4병에 1만6000원(275㎖ 병당 4000원)으로, 병당 2000원 내외의 경쟁사 제품보다 비싸다.

오설록은 콤부차 출시를 맞아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계획 중이다. 지난달 콤부차를 의미하는 ‘KOMBU’와 축하 의미인 ‘CONGRATULATION’의 합성어로 해석되는 ‘KOMBURATULATION’의 상표권을 출원해 현재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몰에서만 판매 중으로 점차 오프라인으로 판매처를 넓힐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콜드브루 상품을 내놨지만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면서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든 만큼 신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오설록, 프리미엄·온라인 집중…분사 후 매출 36%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979년 제주 제주도 서귀포에 100만평(330만5800㎡) 규모의 녹차밭을 만들고 프리미엄 녹차 브랜드 오설록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차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지만, 전통차 문화를 계승하고 국내 차를 널리 알리겠다는 서성환 선대 회장의 신념과 녹차 사랑이 맺은 결실이다. 서경배 회장도 2013년 제주 티뮤지엄 인근에 벼루를 형상화한 티스톤을 설립하며 녹차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2019년 8월에는 아모레퍼시픽 사업부였던 오설록이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대형마트에서 설록 브랜드를 철수하고, 매장 수를 계속해서 축소해 현재 제주 티뮤지엄 1개와 티하우스 6개, 티 제품을 판매하는 티샵(27개) 등 전체 매장은 34개에 불과하다.

홀로서기 직후 코로나19가 닥치면서 브랜드 프리미엄화와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데 집중했다. 성과는 좋다. 지난해 매출은 650억 원으로 1년 전(477억 원)보다 36% 뛰었고, 영업이익도 32억 원으로 직전해(9300만 원)보다 크게 늘었다. 올들어서도 5월까지 오설록의 카카오 선물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 미란다커·BTS 정국도 ‘콤부차’ 먹는다…내년 글로벌 시장 4.9조 전망

오설록이 콤부차를 RTD 사업 강화의 첨병으로 내세운 것은 최근 콤부차가 MZ세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인 오르비스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콤부차 시장은 2017년 10억 달러(1조2900억 원)에서 2023년 38억 달러(4조89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콤부차의 발효성분이 디톡스(해독, 독소배출)와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웰빙 열풍이 불던 미국에서 미란다 커, 레이디 가가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는 2019년 티젠이 세계 최초로 콤부차 분말 스틱 제품을 내놨다. 분말 스틱 제품은 지난해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개인 방송에서 “하루에 2포 먹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바람이 불었다.

주요 식품업체들도 너도 나도 콤부차 신상품을 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칼로리로 가볍게 즐기는 신개념 발효음료 ‘브루잉 콤부차’ RTD 2종을 출시해 관련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녹차, 홍차에 효모와 특허 받은 순식물성 유산균 ‘LB-9’을 첨가해 발효시켰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선판매기간 동안 소비자 구매 만족도 98%를 달성하며 큰 호응을 얻은 기능성 표시식품 ‘더그레잇티 콤부차’를 10일 정식 출시했다. 프레시지 자회사 닥터키친은 4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한 발효 탄산음료 ‘닥터콤부차’ 3종을 내놓으며 건강 음료 사업으로 영토를 넓혔다. 이마트24는 2020년 건강을 위한 차 음료인 ‘스무디킹 콤부차’ 2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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