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은 정부정책 '백약무효'

입력 2009-03-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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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광역시·시급 도시 1060가구중 청약접수 '단 1곳'

지난해 연말부터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시장 규제완화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비수도권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정책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13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와 시급 도시에 공급된 분양물량은 총 12개 건설사 13개 사업장에서 1060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청약자는 단 1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사업장은 모두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지방 분양시장은 서울의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발을 뺀' 가운데 지방 군소 건설사들 중심으로 공급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붐이 일기 전인 지난 90년대 이전 공급시장 모습으로 회귀한 셈이다.

실제로 올들어 지방에서 분양한 업체 중 1군 건설사는 롯데건설 등 2 곳 밖에 없었으며 나머지 물량은 모두 지방 군소 건설사가 분양한 100세대 남짓한 소규모 단지들이다.

공급물량도 적다. 올해 지방에서 분양한 13개 사업장 중 200가구가 넘는 단지는 부산에서 분양한 2개 단지에 그쳤으며, 100가구가 넘는 단지로 고작 2개 단지에 불과했다.

과거에 비해 공급물량 자체가 큰 폭으로 줄었으며, 공급 단지의 질도 크게 격하됐다.

공급 형태가 이런 만큼 청약현황은 참패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13개 단지 중 청약자가 나온 단지는 부산 부곡동에 롯데건설이 분양한 '롯데캐슬디아망' 단 한 곳으로, 이 단지도 청약자는 110.79에서 단 1명이 신청하는 데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완화 대책이 지방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역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1군 건설사가 계획한 분양 물량은 분양일정을 무기 연기한 상태며 금융비용 압박에 시달리는 지방 군소건설사들만 울며 겨자먹기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며 "내수 경기 사정이 나아지더라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해 지방에 대단지 공급물량을 쏟아낼 예정인 건설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대형건설사들 중에서는 엠코가 올 상반기 중 경남 진주시 초장지구에 18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단지 공급은 건설나 지방 주택시장 경기에 적잖은 부담감을 안겨줄 것으로 예측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지방 분양시장의 문제는 경기 악화 이전, 공급과잉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2000년대 초반 1군 건설사들의 무작정 성향의 고분양가, 대단지 공급에 따른 후유증인 만큼 당분간 어떻게 손을 써볼 만한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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