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새옹지마(塞翁之馬)

입력 2009-03-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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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사새옹지마(人間萬事塞翁之馬)라고 했던가. 이 고사성어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처지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여의도 증권가의 인력 대란은 정확히 1년 전이었다. 증권업계의 인력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제조업체들도 증권업 진출에 나서면서 증권가는 인력대란을 방불케 했다.

특히 증권사의 경쟁력이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방식이 공식화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당시엔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애널리스트들의 연봉이 합리적인가를 따져볼 겨를이 없었다. 증권사는 늘어 가는데 인력은 한계가 있어 수급 불균형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처럼 거품이 빠지지 않을 것 같던 애널리스트들의 높은 몸값이 불과 1년만에 옛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일부 증권사는 애널리스트의 연봉이 지난해 보다 20~30% 가량 떨어졌으며,또 몇몇 증권사는 성과급을 줄이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올 들어 증권사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일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퇴출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업종담당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 등 총 7명에 대해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대부분 주니어급인 이들을 내보내고 외국계 증권사 출신 인력이나 국내 증권사 출신 가운데 시니어급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증권도 애널리스트 1~2명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여타 대형증권사도 리서치센터 RA들을 조직개편을 통해 타 부서로 발령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최근 증권사의 인력 구조조정이 시장 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애널리스트 수요는 줄어 들고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계 투자은행의 인력들이 인력시장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란다.

1년 전만 해도 연봉에 따라 증권사를 옮겨 다니는 이른바 '철새 애널리스트'들에게 경종이 울린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사람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하지만 1년 만에 이렇게 갑과 을이 뒤바뀔지 누가 알았을까. 특히나 증권가의 인력 수급은 더더욱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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