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규모 감안해도 단기자본비율 외국은행보다 높아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가 국내 은행들이 내년 말까지 40조원 이상의 자본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자 금융당국이 반박에 나섰다.
12일 피치는 한국 시중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내년 말까지 18개 국내 은행에서 대출자산 손실, 유가증권 투자손실, 환율상승 등으로 42조원 규모의 자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신용평가기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주요 변수와 가정, 미래의 경제상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추정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은행 대외 신인도 및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별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피치가 추정한 손실금액(42조원)을 반영하고 신규 자본확충이 없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2010년말 단순자기자본비율(TCE) 4.0%는 현시점에서의 주요 선진 은행 수준보다 높고, BIS 비율로 환산할 경우 8.7%에 해당하므로 최저규제비율 수준(8%)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수치가 오히려 국내 은행권 재무건전성과 손실흡수 능력은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수준임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경우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은행 스스로 보통주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36조원), 후순위채(64.3조원) 발행 등 자체적인 자본확충 여력이 충분한 수준"이라며 "정부로서도 은행 자본확충펀드(20조원)를 통한 자본여력 확대와 함께 추가적인 경제상황 악화에 대비, 과감하고 선제적인 정책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하며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