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만난 반기문 "'한미동맹',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입력 2022-03-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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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정상화하고 중국과의 관계 형성해야"
대북정책에 대해선 '일관성' 강조
기후변화엔 "2050 탄소중립 꼭 이뤄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하며 악수하고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과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회동을 했다. 회동에서 반 전 총장은 윤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와 함께 우리나라 외교 전략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윤 당선인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을 언급하며 자강을 이루긴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굳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국민은 한미동맹에 관해서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당연시할 게 아니다. 우리 동맹은 미국의 나토 동맹 등과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29개국 중 어떤 나라 공격을 받아도 미국이 자동개입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아니다"며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차이가 있다"고 윤 당선인에게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사실을 잘 인지하고 한미동맹 관계를 정확히 한 바탕 위에서 남북관계와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관계를 정상화해 인접국으로서 같이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윤 당선인에게 "북한 문제에 있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많이 왔다 갔다 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여러가지 도발이나 정책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는 너무 감성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국제사회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원칙 위에서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현재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국제사회 호흡에 맞춰가면서 2050 탄소중립을 꼭 이뤄야 한다"며 "지속가능발전에 대해서도 정부가 관심을 쭉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대 강국인데 ODA가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은 1년 동안 나라의 GDP 중 0.7%를 대외원조비로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OECD 평균이 0.35%이면 우리나라는 0.25%이다. OECD 국가 중 밑에서 2번째"라며 "우리나라가 10대 경제 대국이라고 자랑하지만, 너무 국내 문제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약 1시간 동안의 비공개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이 굳건한 바탕 위에서 중국과의 관계, 특히 일본과의 관계가 아주 나빠졌다”며 “이런 한일 간의 관계도 정상화시켜 인접국으로서 같이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부탁드렸나’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일체 없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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