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띠부띠부실 뭐길래···명품 오픈런은 저리가라

입력 2022-03-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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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이 출시한 ‘포켓몬빵’. (사진제공=SPC삼립)

#44살 구모씨는 퇴근 후 동네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한바퀴 도는 것이 일상으로 굳어졌습니다. 7살 아들이 ‘포켓몬빵’을 사러가자고 성화이기 때문인데요. 몇 주째 시간 날때마다 동네 가게들을 들르고 있지만 번번이 소득없이 돌아서고 있습니다.

포켓몬빵이 지난 달 24일 재출시되면서 이른바 ‘초대박’을 치고 있습니다. SPC삼립이 1998년 처음 출시했을 당시 10~20대였던 소비자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수집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을 뿐 아니라 유초등생들 사이에서도 포켓몬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포켓몬빵 인기의 핵심은 바로 ‘띠부띠부씰’이라는 스티커입니다. ‘띠부띠부씰’은 SPC 삼립 회사가 판매하는 캐릭터 빵에 같이 포장된 캐릭터 스티커 시리즈인데 띠부띠부씰은 '띠고 부치고 띠고 부치는 씰'의 줄임말입니다. 1990년대 말 각종 제품에 들어가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는데 최근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구매한 뒤 스티커만 빼고 빵을 버리는 경우도 많을 정도인데요. 그 중에서도 포켓몬 빵은 인기의 중심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SPC 삼립이 포켓몬 빵을 재출시한 지 약 3주 만에 판매량이 450만 개를 넘었습니다. 하루 25만 개씩 팔린 양으로, 2000년대 초반 포켓몬 빵이 학원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당시 하루 평균 판매량 16만 개(월 평균 500만개)를 훌쩍 넘어서며 제조사조차 놀라고 있다죠? 이에 가동 가능한 생산라인을 24시간 풀 가동하고 있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SPC 삼립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제조사는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삼립 입장에서는 많이 팔수록 좋은데 굳이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전국에 위치한 편의점 매장만 5만여 곳에 달하고 동네에 있는 마트와 슈퍼마켓에 7가지에 달하는 포켓몬빵을 공급하다 보면 생산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제품 자체가 품귀현상을 보이다 보니 포켓몬빵과 띠부씰의 인기는 중고거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희귀템’인 띠부띠부씰은 최대 5만 원까지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인기 있는 캐릭터의 경우 포켓몬빵 가격(1200원)보다 비싼 3000~4000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제품 수요를 늘려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의 리더 RM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이미지와 함께 “제발 더 팔아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띠부띠부씰이 인기를 끌자 동반 흥행을 노리는 기업들의 협업 제품도 늘고 있습니다. 편의점 CU에서는 게임사 데브시스터즈와 인기 게임 쿠키런:킹덤과 협업한 제품 11가지를 추가로 선보였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띠부띠부씰이 들어있는 PB(자체 브랜드) 베이커리 브랜드인 ‘브레다움’ 매출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어찌됐든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우울한 소식만 가득한 상황에 조그마한 스티커로 유치원생 아이들부터 20~30대 어른들과 부모들까지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포켓몬빵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 그럼 주말이니, 오늘 밤과 내일 새벽 편의점 물류 자동차를 찾아 또 한바퀴 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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