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고 전문가 인수위로 정상과 상식의 국정 세워야

입력 2022-03-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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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부위원장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기획위원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임명했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는 것은 후보단일화 때 합의한 공동정부 구성의 첫발이다. 이번 주중 24명의 인수위원 선임이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위는 기획조정·외교안보·정무사법행정·경제1(정책·거시경제·금융)·경제2(산업·일자리)·과학기술교육·사회복지문화 등 7개 분과와, 국민통합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 및 지역균형발전 특위 등으로 구성된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의제를 설정해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린다. 핵심 과제와 공약의 실천 방안과 정부 조직개편의 얼개를 짜고,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등의 인선과 검증도 맡는다. 국정 청사진을 만드는 인수위의 2∼3개월 활동이 새 대통령 임기 5년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인수위에 최고의 전문가들이 적재적소에 기용되어야 할 이유다. 이들이 정확한 현실 진단으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추진 방안을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수위 구성에서 논공행상이나, 측근 위주의 인선을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 인수위 출신이 정부 요직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고 보면, 처음의 잘못된 인사가 국정 초기부터 실패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부동산이나 탈(脫)원전 등 핵심 정책들이 모두 실패한 것은 능력과 전문성을 도외시한 채, 지지자만 보고 진영과 이념에 치우친 인사로 일관한 탓이 크다.

무엇보다 인수위는 비현실적 공약의 거품부터 걷어내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가능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동안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복원하고, 상식에 기반한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당선인도 첫 일성으로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것이야말로 흔들려선 안 될 헌법의 원칙이자 국가의 방향이다.

나라 안팎 현실은 가시밭길이고, 당장의 해결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코로나 말고도,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엎친 데 덮친 ‘오일쇼크’와 원자잿값 폭등, 치솟는 물가에 경기후퇴가 우려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민생의 고통을 키우고 경제에 먹구름이다. 세계는 신냉전(新冷戰)의 시대로 되돌아가고,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과 핵무기 고도화는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잠재성장률 추락, 인구 감소, 재정건전성 악화와 급증한 나랏빚, 국민연금 고갈 등의 국가적 현안 등도 새 정부에서 해법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고통만 키우게 된다. 당선인이 가장 깊이 유념해야 난제들이고, 인수위 역할과 책무가 어느 때보다 막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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