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14년 만에 돌아온 ‘일회용컵 보증금제’…폐플라스틱 조달 쉬워질까

입력 2022-02-26 08:00수정 2022-03-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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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재활용 표시. (자료제공=환경부)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다시 시작된다. 2008년 폐지된 지 꼭 14년 만의 부활이다. 오는 6월부터 전국 주요 커피 판매점, 패스트푸드점 등 3만8000여 개 매장에서 커피 등 음료를 일회용 컵에 구매하는 소비자는 음료 가격 외에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다 쓴 컵을 반납할 경우 지불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韓, 매년 플라스틱 컵 33억 개 사용…관건은 ‘회수율’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컵. (뉴시스)

2019년 그린피스가 장용철 충남대 교수팀과 함께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65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매년 플라스틱 컵 33억 개가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폐플라스틱 발생량도 크게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전년과 비교해 14.6% 증가했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이 늘자 지난달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재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도입 배경에 대해 폐플라스틱에 대해 기존 물질 재활용 외에 열분해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제도로 낮아진 일회용컵의 회수율을 높이면서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조달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회수율’…수거해도 재활용 기술 발전 필요

관건은 '회수율'이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지난 2003년에도 시행됐었지만, 회수율이 40%에 불과해 시행 6년만인 2008년 폐지된 바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음료를 구매한 곳 외에도 보증금제를 적용하는 다른 매장에서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환급도 현금, 계좌 이체 등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수거한 일회용컵을 원활히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컵을 표준화하거나 품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계적 재활용에 치중한 플라스틱 재활용은 고품질ㆍ고순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현실적인 대안은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기술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여러 번의 재활용 공정을 거쳐도 처음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화학사들 ‘화학적 재활용’ 기술 투자 삼매경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현재 다수 화학사가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 원료화 비율은 2020년 0.1%에서 2030년에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SK지오센트릭이 선두 주자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 등 해외 기술 기업들과 손잡고 화학적 재활용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처리량 기준 연 10만 톤(t) 규모의 열분해 설비와 8만4000톤 규모의 해중합(화학적 분해) 설비, 5만 톤 규모의 고순도 PP 추출 설비 등을 국내에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화학적 재활용 기술 도입에 힘쓰고 있다.

LG화학은 2024년까지 충남 당진 공장에 연 2만 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 2공장에 11만 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PET 공장을 신설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사들이 폐플라스틱 조달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회용컵 보증금제로 재활용 비율이 높아지면 폐플라스틱 수거가 용이해지면서, 비싼 폐플라스틱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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