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 할당 놓고 이통 3사 또 충돌…국민 편익 vs 공정 경쟁

입력 2022-01-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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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할당을 앞두고 기존 태도를 되풀이하며 다시 한번 격돌했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 편익을 우선해 추가할당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KT와 SK텔레콤(SKT)은 ‘불공정 경매’라며 맞서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동통신 업계의 충돌이라는 평을 내놨다.

2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놓고 이동통신사 간 입장 차이가 격화하고 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정부와 이동통신 3사,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5G 주파수 할당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3.4~3.42㎓ 등 3.5㎓ 대역 5G 주파수 20㎒를 추가로 할당하는 내용의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을 발표했다. 내달 추가할당 접수를 받아 경매를 진행하며, 경매 가격은 최저경쟁가격 1355억 원에 주파수 가치상승 요인을 반영한 ‘1355억+알파(α)’로 예고됐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이동통신 3사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추가할당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을 촉발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을 예상한다.

▲양정숙 의원이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정책 간담회에서 송지희 서울시립대 교수(왼쪽부터), 김용규 한양대 교수, 김성환 아주대 교수,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 박태완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 이성엽 고려대 교수,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한석현 서울YMCA 실장,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혁신실장,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박승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는 “추가할당 대역은 3.5㎓ 대역 20㎒ 폭으로 누가 할당받든지 관계없이 통신 품질이 좋아진다”며 “만일 당사가 할당을 받게 된다면 지역 차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속도, 균등한 품질을 제공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어촌 5G 공동구축을 통해 도농간 차별 없이 전 국민에게 동등한 품질의 5G 서비스 제공이라는 정책적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며 “특정 사업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이용자는 추가적 요금이나 비용 부담 없이 좋은 서비스를 누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SKT와 KT는 이번 추가할당 경매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해당 대역을 추가 할당해달라고 요구한 곳이 LG유플러스인 데다, 추가할당 대역인 3.42~3.5㎓ 대역을 사용하려면 별도 설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SKT와 KT는 한 회사만을 위한 ‘불공정 경매’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상무는 “국민 소비자 편익에 대해 오해가 있다. 20㎒ 폭을 할당하면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속도가 올라가지만 70~80% 국민은 속도를 올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KT가)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고 뼈아픈 문제”라며 “주파수 대역 문제가 아니라 주파수와 장비를 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상헌 SKT 정책혁신실장 부사장도 “이번 주파수 공급구조가 근본적으로 공정할 수 없는 구조에서 시작돼 이후 공급방식이나 대가 등을 아무리 잘 만들려고 해도 잘못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며 “그로 인한 문제는 시장을 크게 왜곡시키고 결과적으로는 고객들의 편익도 저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KT와 SKT는 따라서 할당 조건을 추가로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정부가 KT에 할당한 1.8㎓ ·2.6㎓ 대역 주파수에 대해 수도권과 전국 서비스 시기를 각각 6개월, 1년간 제한한 것을 놓고 양측이 공방하고 있다.

KT는 2013년 사례를 들며 당시에는 반발하던 LG유플러스가 이번에는 추가할당을 쉽게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김광동 상무는 “2013년 당시 KT가 인접 대역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자 LG유플러스를 포함한 경쟁사는 특혜라고 반발했지만 정부는 주파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할당하겠다고 했다”며 “당시도 지금도 핵심은 속도 격차”라고 강조했다. 또한 LG유플러스 장비 성능을 들며 “(KT는) 기간통신사라서 네트워크 장비 정책에 따르고 호응해야 하는데, 수도권은 제조사 개발 로드맵 상 장비 대응이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LTE와 5G 주파수 경매의 상황이 다르다는 견해다. 김윤호 상무는 “이번 주파수 경매는 2018년 경매의 2단계 경매 연장선”이라며 “신뢰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빨리 할당해 국민이 이용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 전부가 혜택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지금 20㎒ 폭으로 소모적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6G 시대를 대비하는 큰 고민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사 간 경쟁도 좋지만, 소비자 편익이 가장 중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김용규 한양대 교수는 이번 추가할당을 놓고 △주파수 이용의 효율성 △주파수 추가할당을 통한 소비자 잉여 증가 여부 △정책의 형평성 △정책의 일관성 등 네 가지 측면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 잉여가 증가하는 것으로, 주파수 추가할당으로 소비자 잉여가 증가하는가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형평성 측면에선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 후생을 늘리는 점이 중요해 큰 무리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데, 그 금액은 비용이고 소비자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며 “이번 추가할당으로 품질과 서비스 경쟁이 실질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는 “SKT와 KT가 참여하기 어려운 주파수인데 이들이 (경매에) 참여하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주파수 경매가 적절하지 않다 생각하고, 속도가 중요하다면 LG유플러스에 적정 가격을 처음부터 계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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