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밤사이 미국으로부터 들려온 구제금융안 발표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로 장초반 30포인트 가까이 급락세를 나타내며 사흘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2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65포인트(2.14%) 밀려난 1173.22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증시는 전날(10일 현지시간) 재무부가 발표한 '금융안정계획(FSP)'의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돼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무려 5% 가까이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도 이러한 충격을 고스란이 흡수하며 개장과 동시에 2% 이상 급락 출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구제금융안 발표가 임박하면서 전날 열흘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구제금융안 발표 이후에도 상황은 달리 나아진 게 없다는 인식 속에 이틀째 순매도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부실자산의 가격산정이나 자금조달계획, 민간의 참여확대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평가를 보이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고 여전히 금융시장 불안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과 기관이 368억원, 155억원 동반 순매도세를 나타내는 반면 개인은 477억원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차익거래에서 114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이는 반면 비차익거래에서 248억원 순매도 우위를 연출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림세를 기록중인 가운데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철강금속 업종이 이날 4% 가까이 급락중이고 은행, 건설, 운수장비, 증권, 유통, 전기전자 업종 등이 2~3% 내리고 있다. 화학, 기계, 운수창고, 통신, 보험, 의약품 업종 등도 1% 안팎으로 하락중이다.
시총상위주 역시 마찬가지다. 신한지주, KB금융이 각각 4% 이상 급락세를 시현하고 있는 모습이고 POSCO도 3% 이상 떨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신세계, 한국전력, LG전자, KT 등도 2% 이상 내리고 있다. KT&G, 삼성전자, 두산중공업도 1% 이상 하락세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구제금융 실망에 따른 미 증시 급락 마감 여파로 1200선을 하향 이탈하며 재차 박스권 장세로 진입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의 추세적 전환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나 외국인 '팔자'가 계속된다면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또 다시 정책 모멘텀에 입각한 종목별 수익률 게임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