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주가 떨어져도 느긋'한 이유

입력 2009-02-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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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과 합병이 우선목표…주가 오르면 매수청구 부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LG이노텍에 대한 시장평가가 냉랭하다.

4일 주식시장에서 LG이노텍은 최근 3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회사의 4일 종가는 4만9300원으로 최고가 대비 13.36% 떨어졌다.

LG이노텍에 대한 이 같은 시장평가는 경쟁사인 삼성전기, 서울반도체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시장에서는 LG이노텍에 호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5일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악재다.

한화증권 오세준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의 2008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6.9%, 56.4% 감소한 4758억원, 9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서울반도체는 최근 일본 니치아와의 특허 공방을 일단락 지으며 날개를 달았다. 삼성전기도 삼성전자와의 LED합작법인이 3월 중 출범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시장가치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LED시장판도에서 LG이노텍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ED시장이 삼성과 서울반도체의 2강구도로 굳어질 것”이라면서 “LG이노텍은 최근 주요 고객인 LG디스플레이가 공급선 다변화의 일환으로 미국 크리사에서도 LED를 납품받기로 하는 등 차세대 성장 동력인 LED사업이 출발에서 밀리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이 현재의 하락추세를 내심 즐기고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LG마이크론과의 연내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이노텍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오르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하락에 걱정이 없는 LG이노텍은 현재의 주식 가격도 높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주가가 높으면 LG마이크론과의 합병 추진시에 매수청구건수가 늘어날 수 있는데, 합병 건이 우선순위인 LG이노텍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는 것을)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이 주요 경쟁사들을 비롯해 LED업체의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내심 기대하거나 오히려 ‘호재’가 없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LG이노텍 관계자도 “마이크론과의 합병은 올해 안에 적절할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매수청구금액이 너무 많아서 실패 했지만 시장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LG이노텍은 올해 LED부문에만 21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생산인력 등 관련 인력도 300여명 가까이 충원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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