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시정연설에 여야 반응 갈려…“부동산 문제 인정, 과제제시” vs “자화자찬”

입력 2021-10-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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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부 성과 잘 정리해
"문제점 인정하고 과제 제시도"
국힘, 대장동 '특검' 거듭 촉구
"검경 수사만 고집…무책임"
정의, '불평등' 심화 지적
"경제지표 선진국인데, 서민 삶 더 힘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기립박수로 문 대통령을 환영한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남 대장동 특혜 비리 특검 수용하라'라는 피켓을 앞에 두고 앉은 채로 맞이했다.

◇민주 "역대 대통령과 달리 국회 최다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들은 기후 위기 대응,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의지,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율(인구대비 기준) 등 문 대통령의 연설 주요 대목마다 여러 차례 박수를 보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역대 민주화 이후 대통령 중에 가장 많이 국회를 찾아와 주신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정부 성과를 조목조목 잘 정리해주셨다"며 "우리들의 어려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저 출산율이나 노인 빈곤율, 자살률 같은 우리 자화상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시고 극복하기 위한 방안, 또 부동산 문제를 인정하시고 과제를 제시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정부는)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을 만들고 동시에 남북관계도 잘 정리해 4년 동안 특별한 분쟁 없이 한반도 평화 문제를 관리했다. 무엇보다 벅찬 것은 유엔무역개발회의가 대한민국을 최초로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거시 지표나 경제 지표의 세계적 강국, 선진국으로 발전해왔다"고 했다.

◇국힘 "자화자찬 일색"ㆍ정의 "K-불평등 외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사건 특검 촉구 피켓을 자리에 붙이고 문재인 대통령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25. photo@newsis.com

반면, 야당에선 '자화자찬' 일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임기 6개월을 남겨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도 역시나 자화자찬과 숟가락 얹기 일색이었다"며 "대통령이 검찰의 이재명 구하기 수사, 면죄부 수사를 목도하면서도, 검·경 수사만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철저한 검ㆍ경 수사를 지시한 만큼,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야 지도부 사전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대장동 건과 관련해서 더 엄격한 지침과 가이드라인으로 수사에 활력이 생기도록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정의당도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비판했다. 'K-시리즈 자화자찬에 가려진 K-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이라는 평가다. 이날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은 K-방역, K-조선, K-팝, K-푸드, K-뷰티,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동맹 등 10가지가 넘는 화려한 K-시리즈 속에 정작 어두운 K-불평등은 말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말하는 경제지표는 선진국인데, 왜 시민들의 삶은 선진국이 아닌지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 대답을 내놓았어야 한다"며 "코로나 격차와 LH사태에 이어 최근 대장동 비리까지 심각한 박탈감과 불평등을 느끼고 있는 평범한 보통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사과와 엄정한 조치를 내놓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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