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적으로 판매 중단한 상품도 있어…은행권 "펀드 판매 여건 점차 악화"
은행권이 복잡하고 위험이 큰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녹취·숙려 제도가 도입되면서 중단했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를 속속 재개하고 있다.
다만 판매를 재개한 상품이 제도 도입 전의 24%에 불과해 은행이 아직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의 준비는 완벽히 마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NH아문디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 등 7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NH농협 역시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 등 11개 상품의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은 6월 중 고난도 금융상품 5종에 대해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0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보장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위해 은행이 투자설명서 등에 담아야 할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이 제도 시행 1주일 전에서야 고시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은 제도 시행과 동시에 94개(중복포함)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판매를 중단한 상품 중 재개하거나 재개 예정인 상품은 23개에 불과하면서 금융권에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점차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에선 일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를 영구적으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또, 아직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를 재개하지 못한 은행들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까지 겹쳐지면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를 재개할지, 혹은 영구 중단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설명서를 보완하고 이사회까지 거쳐야 해 판매 재개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금소법까지 시행되면서 은행의 펀드 판매 여건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