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처 바란다"…친누나 살해 후 시신 유기한 남동생 검찰 송치

입력 2021-05-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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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7)씨가 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고개를 숙인 채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친누나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남동생 A씨(27)가 검찰에 송치됐다.

4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새벽 무렵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30대 누나 B 씨를 흉기로 25차례에 걸쳐 찔러 숨지게 했다. 범행 10일 후 그는 누나의 시신을 강화군 삼산면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씨의 휴대폰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워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해 B 씨인 척 위장하고,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 B 씨 계좌에서 돈을 빼낸 뒤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누나의 계좌에서 돈을 빼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생활비 수준의 돈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거짓말과 연기로 4개월여간 경찰 수사망을 피했다.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경찰 수사 상황을 파악하려고도 했다.

범행이 일어난 지 4개월여 뒤인 올해 4월 21일 오후 2시 13분 인근 주민이 B 씨의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하면서 경찰은 A 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 씨는 4개월간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하며 며칠 간격으로 시신 유기 장소인 '강화 석모도'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검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검거 전까지 인천 남동공단 소재 직장을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보냈다.

A 씨는 2월 14일 B 씨의 가출신고를 한 부모를 속여 4월 1일 신고를 취소하도록 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B 씨 행세를 하며 부모를 속였고 최근 열린 B 씨의 장례식에 참석해 영정사진을 직접 들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귀가가 늦다는 이유로 잔소리하는 누나에게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투입해 조사를 벌였으며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3일 검찰 송치 전 경찰 조사에서 '죄송하다. 선처를 바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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