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실물경제 위기, 선제적 대응으로 극복"

입력 2008-12-26 14:2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완성차업계 유동성 지원·유화업계 자발적 구조조정 유도

지식경제부가 최근 불어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녹색성장, 기술혁신 등 성장잠재력 확충과 미래를 위한 준비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달러 유동성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과 외국인 투자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지경부는 26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우선 해외시장의 리스크 상승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수출에 필수적 기반인 수출보험이나 보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위험이 높은 시장에 수출보험·보증을 제공했다가 손실이 발생해도 관계 임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 엔고 현상을 활용해 일본 기업들의 부품소재 해외 아웃소싱에 참여기회를 늘리고 이 기회에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난공불락이었던 일본 내수 소비재 시장도 뚫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내수 살리기 차원에서 각종 투자계획도 대거 동원될 예정이다.

지경부는 우선 'IT/SW·에너지 뉴딜' 이라는 이름으로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에너지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설비투자 14조3000억원을 필두로 정부와 민간을 합해 19조5000억원의 투자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계획에 따른 당연한 투자로 신규 투자로 볼 수 없지만 일부 선제적 투자 등이 가미되면 수요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지경부는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유동성 지원

세계 금융위기 직후 금융산업 다음으로 '쓰나미'에 휩쓸린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경부가 나섰다.

그동안 정부가 완성차 업체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해왔고 대책도 주로 자동차 감산에 따라 피해가 집중되는 부품업체 지원에만 집중해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환점이다. 이는 이미 휴업 등 어려움에 빠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대주주가 외국계인 3사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기엔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그룹도 판매목표를 낮추고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태다. 다만 지경부는 일부 완성업체가 어려움을 겪더라도 채권단을 통한 지원을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자금과 수요부족으로 친환경 자동차 등 신차 개발을 속속 미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완성차 업체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장기·저금리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업체와 부품업체가 함께 새 모델에 적용될 정보기술(IT) 등 신기술을 개발할 경우 정부가 보유한 R&D자금 지원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또 생산유연성 제고 및 노사선진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노사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은 물론,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협력기업 지원 및 합리적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적자금 지원은 아니라는 게 지경부 입장이다. 임채민 지경부 1차관은 "현재까지 정부가 공적 자금을 특정 산업에 대해 직접 지원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선·유화업계, 구조조정 실시

지경부는 조선과 석유화학 등의 업종에 대해서도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금융권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조선업종은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방식으로 산업전반의 부실화를 예방하고 일시적 경영위기에 대해서는 정책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업체별 설비·경영·기술능력 등을 종합평가 후 회생가능성이 낮은 조선사를 신속 처리(워크아웃, M&A, 기업간 협력)하되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세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인 석유화학업종은 현재 업계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 상황을 돕는 정도의 역할만 한다는 게 지경부 입장이다.

각 사들이 서로 특정 품목을 경쟁력있는 한두 개 업체에 몰아주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생산시설을 폐쇄하는 방식 등으로 자발적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임 차관은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규정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해소해주는 방법으로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IT산업,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 IT산업의 경우 수출은 급속한 감소세로 전환되고는 있지만 경쟁국 기업에 비해 위기대응 능력이 우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산업기반 훼손 방지를 위해 자금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한편 수출확대, 미래유망 분야 투자 등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반도체 분야 중 메모리 대기업의 경우 구조조정과 매각을 병행하고, 차세대 메모리 공동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장비·재료 업체는 수급기업 투자펀드 운영, 장비·재료 및 시스템반도체 분야 R&D 확대 등을 통해 유효경쟁 확보 및 상생발전 체제 유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분야 역시 수입가격이 급등한 건식식각기, 증착기 등 관련 제조장비의 할당관세 연장 등을 통해 OLED 등 패널기업의 차세대 유망기술·품목 투자확대 유도할 계획이다.

휴대폰 분야는 수출보증보험한도를 오는 2009년 115억달러로 확대하고 중남미 와이브로 수출사절단 파견 등 중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개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녹색성장 추진

이와 함께 지경부는 중소기업 에너지진단, 자동차 연비개선 등 에너지 효율향상과 태양광·풍력 등으 녹색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을 통해 고유가 시대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지경부는 현재 3.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풍력 에너지 생산을 내년도에 28㎿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소형차 연비를 현행 12.4㎞/ℓ에서 2012년까지 14.5㎞/ℓ까지 높일 방침이다.

자동차·조선 등 국내 9대 주력사업에 녹색기술을 접목해 우리나라가 녹색성장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래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핵심기술을 집중개발하고 민간의 기술개발 투자확대를 유도·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전략산업·녹색기술·IT/소프트웨어(SW)·부품소재 등 4대 분야에 1조9000억원을 투자하고 민관공동으로 25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펀드를 내년에 조성, 중소기업의 R&D 자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석유·가스와 주요 6대 전략광종의 자주개발률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경부는 해외 유전 매입 등으로 5.7%까지 상승한 석유·가스의 자주개발률을 내년엔 7.4%까지 늘리고 유연탄과 철·구리·아연·니켈·우라늄 등 6대 전략광종의 자주개발률 역시 현재 21%에서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가 급락으로 자원 매물의 가격도 떨어진 만큼, 유전이나 생산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석유공사가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비율을 높이겠다는 게 지경부 복안이다.

성공불 융자의 민간 지원비율도 올해 51%에서 내년 73%로 늘려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지경부는 올해 수출 4230억달러, 무역적자 1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