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객실 승무원 채용시 남성 배제는 성차별에 해당" 시정 권고
대한항공이 여자승무원 채용은 객실 승무원 공개채용과 사내공모를 병행하는 반면 남성승무원은 사내공모를 통해서만 뽑고 있어 '남성 차별'이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항공이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면서 남성을 배제한 것에 대해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채용 관행을 시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희망하는 남성 지원자는 일반직 공채에서 합격하면 향후 승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 대한항공이 해마다 사내공모를 통해 객실 승무원으로 전환하는 남성승무원 수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객실승무원 채용인원은 남성승무원의 경우, 2005년 5명, 2006년 10명, 2007년 6명에 그친 반면,공개모집으로 채용된 여자승무원은 2005년 220명, 2006년 479명, 2007년 52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게는 객실승무원이 될 수 있는 통로가 훨씬 좁은 셈이다.
이와 함께 일반직 공채와 객실승무원 공개모집의 응시자격도 서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이 인권위에 제출한 '2008년 대졸 신입사원 모집안내'에 따르면 지원자격은 상경, 법정, 어학 등 특정 전공자에 한하며,'토익750점 또는 TEPS 630점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같은 해 '신입 객실 승무원 모집 안내'에서는 여성만이 지원할 수 있고 전공을 제한하고 있지 않으며, 지원자격은 토익 470점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권위 성차별팀 관계자는 "직권조사 결과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국내항공사와 노스웨스트항공 등 한국인 객실승무원을 채용한 다수의 국외항공사는 승무원 공개 채용시 성별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남성의 진입 자체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여승무원은 휴직 및 사직인원이 많아 사내공모만으로는 다수 인원을 충원할 수 없어 공개채용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