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반칙 여왕'.....막말 난무한 오세훈·박영선 마지막 토론

입력 2021-04-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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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마지막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각자 자리로 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부동층 집중 공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동안 의혹을 앞세워 네거티브 공세를 강행했던 토론과 달리 정책 검증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정책 토론으로 시작한 토론은 결국 비방으로 이어졌으며, 급기야 '거짓말쟁이', '존재 자체가 문제' 등의 막말이 난무하는 토론장으로 전락했다.

부동산 정책 송곳 검증…"공약 없애라" vs "공약 자꾸 바껴"

박 후보와 오 후보는 5일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열리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TV 토론회에서 서로의 공약에 대해 집중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방이 주를 이뤘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21개 다핵도시, 수직정원에 대한 현실성에 의구심을 보였다.

오 후보는 "남산 한군데서 내뿜는 산소양 12만4900톤의 10분의 1도 안되는 수직정원을 짓는데 수 조원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라고 지적했고 박 후보는 "무조건 해야한다. 종로 녹지비율의 20분의 1밖에 안되는 영등포 주민도 산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 후보는 "공약 철회하는게 나을 듯"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21개 다핵도시에 대해선 "25개 자치구인데 나머지 4개 자치구는 빠져 있지 않느냐"라고 묻자 박 후보는 "10년 전 낡은 행정이다. 25개 자치구는 행정 개념이며, 다핵도시는 시공간 개념으로 25개를 다 포함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4개 자치구 부재'와 '낡은 사고'를 각각 주장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예산 문제도 거론됐다. 오 후보는 박 후보에게 "그 사이 바우쳐, 대중교통 지원 등 공약이 늘어나며 예산이 몇 천억원이 늘었다. 몇 개만 합쳐도 3조 원이 넘는다"면서 "서울시 부채가 10조 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박 후보는 "부채는 오 후보가 만든거 아니냐, 10년간 갚으라 고생했다"고 되받아쳤다.

그러자 오 후보는 "4조 원 늘었고 당시 금융위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박 후보는 또 "7조 원 늘었고 산하기관까지 하면 무려 20조 원"이라고 정정하자 오 후보는 "건전한 빚이었다"고 반박했다.

주택공급 방안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재건축 재개발 정비지수제 폐지에 대한 주민동의를 생략하면 용산참사 같은 일 다시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전체를 생략한 게 아니라 비율을 완화했을 뿐, 완전 폐지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처음엔 폐지한다라고 하더니, 지금은 또 완화라고 말을 바꾼다"고 비난했다.

어김없이 등장한 내곡동 의혹…'지적→부인' 상황 반복

이번 토론에서도 어김없이 내곡동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는 지난번 토론과 마찬가지로 작심한 듯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겨냥했으며 같은 내용이 반복됐다.

박 후보는 "2005년 6월 처남이 측량신청 후 곧바로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 위한 설계 용역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개발 사실을 사전에 모를수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국민임대주택이 보금자리주택으로 바뀌면서 그 과정에서 이미 결재가 됐고, 국장 전결이 가능했던것"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관련해선 국토부 결정 국책사업으로 법령에 의해 자동으로 해제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혼없지만 칭찬 타임…결국 비방으로 전락

이번 토론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칭찬의 시간도 마련됐다. 두 후보는 사회자 제안으로 상대방에 대한 칭찬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대해 "언변이 좋으신 것 같고 패션감각도 뛰어나신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같이 공유한 시간이 없어 겉으로 보이는 부분,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로 어떤 부분을 칭찬할까 고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오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한국사회가 여성에겐 유리천장이 있는데 집념과 열정으로 4선 의원, 장관까지 하시고 서울시장까지 도전했다"면서 "이 같은 커리어우먼으로서의 경력이 우리 딸들은 물론 젊은 여성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훈훈한 시간도 잠시, 곧바로 태세 전환하며 서로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으며 심지어 막말로 이어졌다.

우선 박 후보가 오 후보에게 '거짓말쟁이'라고 비유한 것이 공방을 더욱 치열하게 했다.

오 후보가 처남이 기자회견 안하는 이유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면 그냥 내벼려두면 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박 후보가 "BBK처럼 내버려두다 13년 만에 밝혀지길 바라냐"고 지적한 것이 화근이 됐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거짓말은 서울 가장 혼란스럽게 만들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아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게 없다"며 오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갔다.

이에 오 후보는 박 후보에게 "후보 안내기로 한 민주당이 규정까지 박꿔가며 후보를 낸 것인데, 박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라고 공격했고 박 후보는 "아주 몹쓸 얘기"라며 불쾌해 했다.

또 오 후보는 민생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박 후보가 본인의 과거 행적을 자꾸 들추자 "반칙의 여왕"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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